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공지능(AI)과 음성 기술을 접목해 제2형 당뇨병을 고정밀로 진단하는 시스템을 캐나다 의료 스타트업 클릭연구소(Klick Labs)가 개발했다.
이 모델을 통한 당뇨병 검출 정확도는 여성 89%, 남성 86%에 달한다. 이번 논문은 '메이요 클리닉 회보:디지털 건강'(Mayo Clinic Proceedings: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제2형 당뇨병은 신체 인슐린 분비 기능 및 활용 능력이 저하될 때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 및 건강한 사람 총 267명을 대상으로 매일 6회, 2주에 걸쳐 정해진 문구를 스마트폰에 녹음하도록 했다.
이렇게 확보된 총 1만8465건의 음성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인간의 귀로는 지각할 수 없는 음높이와 세기 변화 등 제2형 당뇨병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14가지 음향 특징의 차이를 찾아냈다.
음성 데이터를 성별·연령·BMI·제2형 당뇨병 유무 등의 요소를 라벨링해 AI로 훈련한 결과, AI는 당뇨병으로 인한 목소리 변화를 감지해 여성 89%, 남성 86% 정확도로 제2형 당뇨병 여부를 판별할 수 있었다.
음향학적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목소리가 호흡기·신경계·후두부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체내 포도당 농도 증가로 특히 성대의 탄성력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AI 시스템의 당뇨병 진단 정확도는 ▲공복혈당 검사-85%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92% ▲당화혈색소 검사-91% 정확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현재 제2형 당뇨병 진단을 위해서는 채혈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음성을 녹음하는 것만으로 검출할 수 있어 병리 탐지와 검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유망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성과를 검증하려면 보다 크고 다양한 그룹 검사가 필요하다.
논문 최대 저자인 제이시 코프먼(Jaycee Kaufman) 연구원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음향 특징의 차이가 다르다. 또 남성은 강도와 진폭의 변동이 중요하며 여성의 경우 음높이 변화가 컸다.
코프먼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발성에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의학계의 현 당뇨병 선별 방법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당뇨병전단계·여성 질환·고혈압 진단이 가능한 음성 분석 AI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