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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담배 연기는 무려 10만 종 이상의 화학물질로 구성됐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약 4천종의 성분이 연기 총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배가 비흡연자에게 미치는 해로움은 간접 흡연으로 들이마시는 담배연기인 '부류연'이 대표적이며, 그 농도는 흡연자의 주류연보다 짙다. 최근에는 옷이나 가구 등에 밴 담배 화학물질인 'THS(Third-Hand Smoke·3차흡연)'가 문제시되고 있다. 

THS로 인해 피부염 등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게재됐다. 

THS는 옷·벽·가구·카펫·커튼·몸 등에 잔류하는 담배 유래 니코틴 등을 포함한 유해물질 및 이러한 유해물질을 흡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THS가 초래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도 늘고 있다. 앞서 옷에 밴 THS가 1년 이상 잔류한다는 연구결과와 벽·소파·옷 등에 달라붙은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다시 공기 중으로 퍼져 체류한다는 연구결과 등이 보고됐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UC 리버사이드) 박사 과정의 셰인 사카마키 칭(Shane Sakamaki-Ching) 등 연구팀은 THS가 인체에 흡수될 때의 주요 경로인 피부에 주목해, 피부를 THS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참여자 10명의 나이는 22~45세로 모두 건강한 비흡연자였다. 실험 참여자는 20~30일 간격으로 진행된 두 번의 실험 세션에서 THS가 배인 옷 또는 깨끗한 옷을 3시간 동안 착용하고, 러닝머신으로 15분 정도 운동했다. 

이는 러닝머신 운동으로 땀이 나도록 해 THS 입자의 흡수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다. 참여자에게는 자신이 입은 옷이 청결한 것인지, THS가 밴 옷인지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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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실험 10시간 전 ▲실험 3시간 후 ▲8시간 후 ▲다음날 아침 기상시 ▲기상 22시간 후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채취했다. 그리고 단백질과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 등 바이오마커를 분석해, THS가 밴 옷과 깨끗한 옷 착용시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THS가 밴 옷을 입고 있은 경우, DNA에 대한 산화스트레스나 혈중 단백질 등 바이오마커가 실험 후 22시간 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와 건강상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들 바이오마커는 접촉성 피부염이나 건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카마키 칭 연구원은 "이는 THS의 피부 노출이 염증 유발 피부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논문 공저자인 프루 탈봇(Prue Talbot) UC 리버사이드대 교수는 "THS가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은 일반적으로 부족하다. 가령 흡연자의 중고차를 구입하는 경우 어떤 건강상의 위험을 안게 되는 것이며, 흡연이 가능한 카지노에 가면 피부를 THS에 노출시키는 셈이다. 흡연자가 사용하던 호텔 방에 묵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THS의 위험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오랜 기간 THS에 노출된 큰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자담배 잔류물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사카마키 칭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가 THS에 노출된 환자에 대한 진단이나 THS로 오염된 실내 환경 개선에 대한 규제 정책 등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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