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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카페인 음료가 어린이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담론을 근거로 자녀에게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인이 정말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지 과학 저널리스트 벤자민 플레킷(Benjamin Plackett)이 과학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해설했다.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왜 일부 사람들은 커피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믿는 것일까? 

플레킷은 "이것을 믿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이유 중 하나는 1980년대 일부 연구에서 '카페인이 칼슘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발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연구가 어린 시절에 커피를 섭취하면 뼈의 성장을 돕는 칼슘이 충분히 기능하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2020년 하버드 의학 대학원이 실시한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칼슘의 주요 공급원인 우유를 덜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커피가 아닌 '칼슘 부족'이 문제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후의 연구에서도 커피 소비와 골다공증 사이의 어떤 연관성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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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애스턴 대학 영양사인 드웨인 멜러는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가 자연 유산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커피의 악영향에 대한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며 "태아가 태반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방법은 독립된 개인과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표본이 매우 적지만 이를 부정하는 학설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임산부의 카페인 소비 자제를 촉구했다. 

멜러는 "어린이라 하더라도 적당한 커피 섭취는 큰 문제가 없다"며 "커피의 쓴맛은 채소의 쓴맛과 공통되는 점이 있어 커피에 익숙해지면 채소를 더 잘 먹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렇다고 아이에게 매일 아침 에스프레소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은 고혈압이나 위산 역류, 수면 방해로 이어질 수 있어 적당한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커피의 카페인은 성인에게도 이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은 같은 양의 카페인이라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커피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학설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달콤하고 이가 썩는 탄산음료가 연한 커피보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커피와 관련된 역학 연구는 다양하지만, 고정관념으로 굳은 하나의 건강 속설을 뒤집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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