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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MIT-IBM 왓슨 AI 연구소(MIT-IBM Watson AI Lab) 연구원인 데이비드 콕스(David Cox)는 본인의 이름이 중국 AI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로 무단 등록된 사실을 알게 됐다. 

콕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학술지에 등록된 논문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무관한 2건의 논문에서 본인의 이름을 발견했다. 공동저자로 적혀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은 연구였고 함께 등록된 중국 연구원 3명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중국 연구팀은 미국·유럽 등의 유명 연구자와 함께 논문을 발표하면 특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러한 사례는 논문 심사 통과 또는 학술적 명성을 얻기 위한 행위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햇다. 

실제로 컴퓨터 과학, AI 연구 분야는 논문 공개에 관한 규칙이 느슨하고 많은 논문이 사전 검토 없이 온라인에 게시된다.  

이를 보도한 글로벌 테크 미디어 '와이어드(WIRED)'는 중국인 연구자의 이름이 기재된 다른 논문을 자체 조사한 결과, MIT 연구원의 사진과 프로필을 무단 사용해 가상의 공동저자를 내세운 또 다른 논문 한 건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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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3건의 논문은 모두 취소됐다. 세 번째 논문이 발견된 국제저널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는 "조사 결과 IEEE 정책을 위반한 증거가 발견돼, 절차에 따라 문제의 논문 게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소개한 콕스 연구원의 이름을 무단 사용한 논문이 등록된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는 "논문 게재는 그동안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며 "불행하게도 이를 저버리고 악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개인 및 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연구자 일부는 논문 연락처를 소속 기관이 아닌 개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어, 신원 확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술논문의 부정 사례를 추적하는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는 문제의 중국 연구자를 통해 얻은 정보로 다른 중국인 연구자가 '좋은 아이디어'라며 콕스의 이름을 논문에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은 소속 기관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트랙션 워치는 2012년~2015년 사이 거짓으로 공동 저자를 등록한 1000건 이상의 논문을 발견해 철회했다고 언급했다. 

와이어드는 "연구 성과과 논문으로 발표되면 상식적으로 거기에 거짓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자 모두가 상식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도덕적 관점에서 상식이 결여되면 연구자와 연구 분야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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