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반 나무판을 유리처럼 투명하게 만들어, 유리보다 튼튼하고 우수한 단열 특성을 갖게 하는 기술을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Advances)에 게재됐다. 투명 나무가 우수한 단열 성능을 바탕으로 향후 유리를 대체할 건축자재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ScienceAdvances

목재는 기본적으로 식물 섬유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cellulose)와 셀룰로오스를 결합해 강도를 만드는 '리그닌'(lignin)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리그닌에 포함된 '발색단'이라는 분자로 인해 나무가 갈색을 나타내며 내부까지 빛이 통과하지 못한다. 

나무의 색을 만드는 리그닌(발색단)을 제거해 나무를 투명하게 하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그러나 리그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의 장시간 작업 및 유해한 화학 물질이 필요하고, 제조 비용도 매우 높아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은 길이 1미터(m) 두께 1밀리미터(mm) 나무판에 일반 페인트 브러시로 과산화수소를 도포하고, 햇빛 또는 자외선 램프에서 한 시간 정도 방치했다. 그러자 과산화수소에 의해 리그닌이 표백되어 목재가 하얗게 변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

다음으로 연구팀은 해양개발용으로 설계된 투명한 '에폭시 수지'(epoxy resin)를 목재에 주입해, 목재 안에 있는 작은 공간 및 구멍을 모두 막고 경화시켰다. 목재에 에폭시 수지가 채워지자, 백색이었던 목재가 드디어 투명하게 변했다. 이 투명화 원리는 희고 불투명한 직물을 물에 적시면 반투명해져 비치게 되는 이치와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

에폭시 수지에 의해 투명해진 나무는 가시광선의 약 90%를 투과시키기 때문에 유리처럼 높은 선명도를 자랑한다. 동시에 투명 목재는 목재의 강도와 유연성도 그대로 유지해 유리보다 깨지기 어렵고 유리보다 가볍다.

특히 투명 목재는 단열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리창은 건물 열 손실의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투명 목재로 대체된다면 에너지 효율을 높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열악한 환경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 커버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목재는 발사(Balsa)부터 오크(oak)까지 다양하며 목재의 절단 방향과 관계없이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은 고온의 환경이 필요하지 않아 제조 비용이 낮은 편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은 아직 실험실 단계로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나무는 새로운 건축 자재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집 전체를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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