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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고릴라 두 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대형 유인원의 첫 감염사례다. 

1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AP 통신 등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카운티 에스콘디도 지역에 위치한 샌디에이고 동물원 사파리 공원에서 고릴라 2마리가 기침 증세를 보였다. 

동물원 운영팀은 캘리포니아 동물위생 및 식품안전실험실시스템(CAHFS)에 조사를 의뢰. CAHFS가 2마리의 배설물을 샘플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배설물은 미국 농무부 국립수의학서비스연구소(NVSL)에 보내 NVSL가 재검사를 진행했다. 재검사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돼 감염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San Diego 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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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정된 고릴라가 속한 무리는 그 밖에도 기침을 하는 개체가 확인돼, 동물원은 무리 단위로 분리를 실시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고릴라 외에 다른 한 마리도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감염 고릴라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고릴라는 가족 단위 생활을 하기 때문에 모든 고릴라가 바이러스가 노출됐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의 고릴라는 동물원 야생 동물 케어팀 직원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육사는 무증상 감염이었으며 고릴라와 접할 때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사람 전파인지 확인하기 위해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감염된 고릴라는 서부로랜드고릴라(Western lowland gorilla) 종으로 지난 20년간 개체수가 60% 이상 감소한 멸종 위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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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물원 최고 경영자인 리사 피터슨은 "기침과 코 막힘을 제외하면 경과는 좋은 편이다"라며 "고릴라는 야생 동물로, 매우 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고 밝혔다. 향후 사육사 일회용 작업복과 보안경의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사람과 DNA의 98%를 공유한다는 고릴라뿐만 아니라 개·고양이·밍크·호랑이 등에 대한 감염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고릴라 감염사례가 보고된 샌디에고 동물원은 작년 12월 6일부터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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