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완화조치 너무 성급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CN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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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며 대부분 상점들의 영업 재개를 허가했지만, 지난 4월 말 6일간의 공휴일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CBS뉴스)

서울 이태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차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늘 오후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2명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억제의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던 한국에서 발생한 이번 집단 감염과 관련해 외신들도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외신들은 "완화조치가 너무 일렀다", "한국 사례는 정상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감염병의 2차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또 한번의 집단 감염은 수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려는 한국에 제동을 걸었다"며 "너무 일찍 제한을 완화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초기 확산 진압에 대체로 성공한 한국은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새로운 감염이 보고됨에 따라 방어적인 자세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정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집단 감염으로 정부가 학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개학을 일주일 더 연기하고, 수도권의 모든 클럽 등을 다시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하며 후속 조치에 주시하고 있다. 

◆ 한국 사회의 동성애 혐오 현상이 방역 방해

이번 집단 감염의 첫 확진자로 지목되고 있는 20대 남성이 이태원의 성 소수자가 찾는 클럽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

외신들은 특히 한국의 성소수자 보호가 미흡하고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인 점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이 이태원 성소수자 클럽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성애가 한국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혼이 인정되지 않고 성 소수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이런 상황이 당국의 접촉자 추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CBS뉴스는 "고연령층은 이런 시국에 클럽을 가는 것 자체에 분노를 드러내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이 혈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무료로 받게 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동성애혐오가 만연한 한국사회를 언급하며 "일본, 대만 등 인접 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는 동성커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한국 언론들은 이태원의 성소수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의 나이, 거주지역, 직업, 직장 주소 등 인적사항을 공개했고, 서울시도 확진자의 나이와 거주지역을 공개한 점 등을 언급하며 사생활 침해 문제에 주목했다. 

또 한국 동성애자 인권연대가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확진자들의 동성애 성향을 공개하는 것은 이미 한국사회에 만연한 동성애혐오에 바이러스라는 또 다른 오명을 추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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