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신축성이 있는 젤리 모양의 배터리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이 개발했다.
전기뱀장어는 특수한 세포인 전기세포를 통해 방전 목적에 따라 저전압과 고전압 모두를 방출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배터리는 이러한 전기뱀장어의 전기세포 구조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 의료 분야, 약물 전달 및 뇌전증 치료를 위한 뇌 임플란트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의료 임플란트 분야에서는 신축성 있는 배터리가 요구되지만, 일반적 소재로는 신축성을 확보하면 도전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의 스티븐 오닐(Stephen O'Neill) 박사에 따르면 잘 늘어나면서 전도성이 높은 소재의 설계가 어려운 이유는 이 두 특성이 일반적으로 서로 상충하기 때문이다.
신축성과 도전성을 모두 갖춘 젤리 배터리의 주재료는 60%가 물로 구성된 3D 폴리머 네트워크인 하이드로겔로, 각 겔의 성분은 조정이 가능하다. 하이드로겔은 기계적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체 피부를 모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제품은 전자를 전하 운반체로 사용하는 단단한 금속 재료를 사용하는 반면, 젤리 배터리는 전기뱀장어처럼 이온을 사용해 전하를 운반한다.
연구팀의 제이드 맥쿤 박사는 "일반적인 하이드로겔은 중성 전하를 띤 폴리머로 만들어지지만, 이 하이드로겔은 충전하면 전도성을 띠게 된다. 또 각 겔의 소금 성분을 조정해 끈적거리게 만들고 여러 층으로 뭉치게 할 수 있어 더 큰 에너지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끈적임은 일종의 '분자 수갑' 역할을 해 젤리 배터리의 층을 분리하지 않고 전도성 손실 없이 잘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아래가 연구팀이 개발한 젤리 배터리 모습이다.
우수한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튼튼하고 10배 길이로 늘려도 전도성에 변함이 없다. 이 정도의 신축성과 전도성을 단일 물질로 결합시킨 것은 연구팀이 처음이다.
젤리 배터리의 주요 특징은 ▲인체 조직 성분 모방 ▲ 뛰어난 신축성 ▲금속 등 단단한 부품의 미탑재 등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특히 거부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임플란트 디바이스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생체 내에서 젤리 배터리의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