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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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살이 찐 고양이, 이른바 '뚱냥이'가 늘고 있다. 주인의 애정은 자칫 '과잉 먹이'로 이어질 수 있고, 많이 먹고 잘 움직이지 않는 집고양이라면 당연히 통통하게 살이 오르게 된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샴페인 캠퍼스(UIUC)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너무 많이 주면 비만이 될 뿐만 아니라 음식 소화율과 장내 세균총에도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동물과학회지(Journal of Animal Scienc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ournal of Anim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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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켈리 스완슨 UIUC 교수는 "미국 고양이의 약 60%는 과체중으로 당뇨병이나 만성 염증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 체중 증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11마리의 '마른 암컷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2주에 걸쳐 표준적인 양의 먹이를 주어 기준선 건강 상태를 측정했다. 이후 18주간에 걸쳐 무제한으로 먹이를 주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연구팀은 기준선 측정 시점과 먹이를 무제한으로 섭취한 후 6주·12주·18주 후의 분변과 혈액 샘플을 수집했다. 또 목줄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고양이 신체 활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조사했다. 

실험 결과, 먹이가 무제한으로 제공되자 고양이는 바로 음식 섭취량을 크게 늘렸고 체중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개나 고양이의 체형을 나타내는 평균신체조건점수(BCS)는 기준선 측정 시 9점 만점 중 '5.41'이었지만 무제한 제공 18주 후에는 9점 만점 중 '8.27'로 30%나 적정 체중을 초과했다. 

또 체중과 체지방 증가에 따라 고양이가 영양소를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스완슨 교수는 "몸이 섭취하는 음식이 적어지면 영양소 흡수 효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음식의 양이 늘어나면 소화기 통과가 빨라지고 그 과정에서 흡수되는 영양소가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장내 세균총(장내 미생물 군집)도 기준선 측정 시와 무제한으로 제공된 18주 후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비만 고양이는 항균활성·병원체 저해작용·면역계 자극작용 등을 하는 비피더스균이 증가한 반면, 식이섬유 분해 및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콜린셀라균의 양은 감소했다. 이는 비만이 사람에게 미치는 변화와는 반대되는 것으로, 체중 증가와 장내 세균총의 관련성이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고양이가 먹이를 먹는 양이 늘어나면서 배설하는 분변의 양도 증가했고, 그와 동시에 분변의 수소이온지수(pH)는 떨어져 더 산성화로 변했다. 

스완슨 교수는 "사람의 경우 분변 pH가 떨어지면 탄수화물과 지방 흡수가 저하된다. 분변 pH 저하는 음식 섭취량 증가 및 소화율 저하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고양이가 비만이 되면 신체 활동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활동 수준에 일관된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스완슨 교수는 고양이 활동량은 성질이나 환경, 주인과의 상호작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반려동물의 체중 증가와 비만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향후 질환 예방 및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고양이 11마리는 실험 종료 후 식사량 제한을 통해 기준선 수준까지 체중을 감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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