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혈동물로 추정되는 멸종 상어종 메갈로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lex Boersma·PNAS
온혈동물로 추정되는 멸종 상어종 메갈로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lex Boersma·PNAS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상에 존재한 가장 큰 상어로 알려진 '메갈로돈(megalodon)'은 2천300만~360만년 전 고대 바다를 약 2000만년 동안 지배한 초대형 상어종이다. 

메갈로돈의 몸길이는 최소 15m~최대 20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균 4.5m 안팎으로 성장하는 백상아리과 비교하면 메갈로돈의 크기는 3~4배인 셈이다.

최근 전설적 포식자 메갈로돈의 몸에는 주위 바닷물보다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

미국 UCLA 대학과 드폴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치아를 구성하는 법랑질의 동위원소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어떤 생태를 가지고 있었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고대 생물 연구의 대부분은 화석을 이용하지만, 선사시대 연골어류인 메갈로돈은 뼈가 화석으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남은 증거는 이빨과 몇 개의 척추뼈로, 이를 통해 다른 특징을 추정한다. 특히 메갈로돈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거대한 치아 화석은 비교적 잘 발견되기 때문에 유력한 단서가 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이번 연구에 참여한 드폴대 환경과학과의 켄수 시마다(Kenshu Shimada) 교수는 "치아와 같이 생물학적으로 석회화한 조직을 포함하는 광물의 동위원소를 조사하면 그것이 형성된 온도를 조사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이전부터 공룡 체온을 추정하는 데 사용되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상어와 같은 해양 척추동물에게도 적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메갈로돈의 평균 체온은 27도로 현대의 온혈성 상어의 평균 체온인 22도~26.6도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온동물로도 불리는 온혈동물은 체내 대사를 빠르게 해 높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경우 몸의 일부가 부분적으로 따뜻한 '국소적 온혈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갈로돈의 높은 체온은 고속으로 수영하거나 장거리를 이동하는 등 포식자로 군림하는 데 필요한 힘을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오늘날 상어 가운데 온혈은 단 5종에 불과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대에도 청상아리와 백상아리와 같은 온혈성 상어는 냉혈성 상어에 비해 빠르게 헤엄칠 수 있다. 또 온혈성은 음식의 소화를 촉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강점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메갈로돈이 화석 기록에서 사라진 시기는 기후변화 속에 지구가 얼어붙은 시기와 일치한다. 

온혈동물이라는 특성은 메갈로돈이 얼어붙은 해역에서 살아남는 데 특별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한랭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로 메갈로돈의 먹이였던 해양 포유류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연구에서 메갈로돈 멸종 당시 바다생물 속(屬·종 상위의 분류 단계)의 36%가 멸종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시마다 교수는 "엄청난 몸집을 가진 메갈로돈이 체온과 높은 신진대사를 유지하려면 대량의 먹이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식량 부족을 초래해 메갈로돈의 시대도 함께 막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