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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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즉, '슈퍼버그'(Superbug)를 자기를 띤 액체 금속 나노입자를 통해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호주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 전 인류를 위협하는 ‘슈퍼버그’  

슈퍼버그의 존재는 인류에게 큰 건강 위협 요소로,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매년 최소 7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슈퍼버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항생제의 혼합을 통해 효과를 높이는 연구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70%가 이미 대중적인 항생제의 한 종류 이상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시장에 출시된 몇 몇 항생제 역시 기존 항생제에서 파생된 것에 불과해 내성은 시간문제다. 

슈퍼 버그가 어떤 것이고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음 영상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 호주 연구팀, ‘약물 없이 슈퍼버그 공격하는’ 신기술 개발   

호주 로얄멜버른공과대학교(RMIT) 연구팀은 항생제와 같은 화학약품이 아닌, 물리적 방법으로 세균을 없앨 수 있는 방법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저강도 자기장 환경에서 세균벽 및 바이오필름(균막)에 구멍을 뚫을 정도로 가장자리가 날카롭게 변형되는 액체 금속나노 입자를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나노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게재된 RMIT 연구팀 논문 

아래 이미지가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 금속 나노입자 실물이다. 

ⓒ RMIT 연구팀
정밀하게 설계된 자기 액체 금속 나노입자/1000배 확대 ⓒ RMIT 연구팀

연구팀은 인체에 유해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으로 액체 금속 나노입자의 효과를 검증한 사진을 공개했다. 

왼쪽은 실험 전 일반적인 황색포도상구균이고, 오른쪽이 액체 금속 나노 입자에 노출된 황색포도상구균이다. 둥근 모양의 황색포도상구균이 물리적으로 파괴된 모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왼)과 액체 금속 나노입자 노출 후(오)/70,000배 확대 ⓒ RMIT 연구팀

연구팀 검증에 따르면, 액체 금속 나노입자는 세포막 구조에 차이를 보이는 그람양성균(Gram-positive bacteria)과 그람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 모두 효과를 보였다. 또 활성화 이후 90분이 지나자 99%의 박테리아가 사멸됐으며 인체에도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파괴해 심장질환을 치료하거나 암 세포에 직접 주사해 종양을 파괴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감염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치료법 외에도 의료용 임플란트 등을 코팅해 살균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RMIT 연구팀( Sheeana Gangadoo, James Chapman, Aaron Elbourne, Vi Khanh Truong)
ⓒ RMIT 연구팀( Sheeana Gangadoo, James Chapman, Aaron Elbourne, Vi Khanh Truong)

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연구팀은 현재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논문 대표저자인 아론 엘본(Aaron Elbourne) 박사는 "박테리아는 놀라운 적응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항생제에 과학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 공격에 대한 대처는 불가능하다"며 "이번 기술이 항생제 내성의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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