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행운이 겹쳐 탄생한 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
우연과 행운이 겹쳐 탄생한 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
  • 정태섭 기자
  • 승인 2019.06.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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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xhere.com)

[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인류가 세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페니실린(Penicillin).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데에는 연이은 행운과 바람직하지 못한 그의 실험습관이 큰 공헌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플레밍은 페니실린의 '발명가'가 아닌 '발견자'라고 칭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지 모른다.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

1881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플레밍은 물리학·미생물학·약리학·식물학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인물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 플레밍은 세균에 감염된 병사 치료에 사용된 소독제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심각한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 병사들의 모습을 본 플레밍은 전쟁이 끝난 후 감염에 대한 약물 연구를 시작한다.

(출처: 유튜브 화면 캡처)
(출처: 유튜브 화면 캡처)

1928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 후 실험실로 돌아온 플레밍은 연구실 청소를 위해 세균 배양 접시를 정리하고 있었다. 배양용기를 배양기에 넣지 않은 채 휴가를 다녀와 실험대 위에서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밍이 휴가를 떠난 시기 마침 그의 연구실 아래층에서 곰팡이로 알레르기 백신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곰팡이 한 종류인 페니실륨 노타툼(Penicillium notatum)이 우연히도 플레밍의 연구실로 날아와 포도상구균 배양용기를 오염시켰다. 

플레밍은 페트리접시 위의 황색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푸른곰팡이 주변에는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곰팡이에서 포도상구균 발육을 억제하는 물질이 나오고 있다고 확신하고 감염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페니실린과 항생제 시대를 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1928년 여름이 비교적 선선했던 것도 페니실린을 발견하는데 기여했다. 세균보다 낮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 곰팡이가 살균작용이 가능한 수준의 균 억제 물질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출처:pexels.com)

참고로 황색 포도상구균은 사람 피부 등에도 흔한 균으로 다양한 감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배양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둥근 균체가 포도송이 모양으로 모여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플레밍은 페니실륨 속 곰팡이에서 얻은 균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페니실린'으로 명명하고 1929년 영국 학회지에 발표했다. 하지만 이 혁명적인 논문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한다.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표한 후 10여 년이 지난 1940년 호주의 병리학자 플로리(Howard Walter Florey)와 영국 생화학자 체인(Ernst Chain)이 페니실린을 정제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세균감염 치료약으로 개발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전장의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했다.

1945년 플레밍, 플로리, 체인 3명은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이후 미국에서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일반인들의 치료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로 자리매김했다.

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플레밍, 플로리, 체인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플레밍, 체인, 플로리 (출처: 위키피디아)

플레밍은 페니실린 사용이 확대되면 페니실린에 저항해 살아남는 박테리아가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페니실린 정제에 성공한 1940년에 이미 페니실린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등장했고, 페니실린 보급과 동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도 함께 확산된다. 항생제의 역사는 사실 내성균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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