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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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화학물질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특정된 것은 그 중 불과 1%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화학물질이 온실가스 문제의 해결책이 되거나 페니실린과 같이 의학 분야의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1869년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당시 알려진 30여개의 원소들을 이용한 원소 주기율표(periodic table)를 제안한 이후 과학자들은 다양한 원자를 발견해 왔다. 주기율표는 원소들을 원자번호 순서대로 배치하되 반복되는 화학적 성질에 따라 배열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소는 모두 118종이다. 

최근에는 핵융합 등을 이용한 탐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0년에는 이런 방식으로 원자번호 117의 합성원소 테네신(Ts)이 발견됐다.  

그러나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원자(원소의 기본 단위 입자) 단위뿐만 아니라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화합물인 '물' 등 여러 원자가 조합된 다양한 화학물질이 존재한다. 

영국 노팅엄트렌트 대학 매튜 애디코트(Matthew Addicoat) 박사는 "화학자들은 미지의 화학물질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며 때로는 평생을 바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두 개의 원자가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는 화합물인 질소(N2)와 산소(O2)는 '이원자 분자'로 불린다. 애디코트 박사에 따르면 연구팀이 하나의 화합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1년이며 이론상 6903종에 달하는 분자가 존재하는 이원자 분자를 모두 만들어내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또 H₂0이나 C0₂ 등 3개의 원자가 합쳐져 형성되는 '삼원자 분자'는 약 160만 종 존재하며, 원자의 수가 늘수록 지수함수적으로 조합 가능한 수는 증가해 나간다. 화합물 구조나 안정성에 따라 탐색과 제조 공정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부 화학자들은 자연계 규칙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는 성공을 거둔다.

실제로 심우주 상태를 재현한 특수 실험시설에서 일반적으로 다른 원자와 결합하지 않는 희가스(rare gas) 원자 화합물인 '아르곤 플루오로하이드라이드 (Argon fluorohydride, 화학식: HArF)'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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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화합물로 미지의 새로운 화합물을 만드는 방법으로 애디코트 박사는 '기존 화합물에 포함된 원자의 변경'과 '기존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새로운 원료 추가'를 제시했다. 전자는 알려진 화합물에 원자를 추가·제거·교체하는 방법으로 화합물 특성을 다소 변화시키는 반면, 후자는 같은 화학반응을 이용하되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화합물이 전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모두 '바탕이 되는 화합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지의 화합물을 무(無)에서 만들 수는 없다. 

이에 화학자들은 새로운 화합물 발견의 힌트를 자연 관찰을 통해 얻기도 한다. 영국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은 1928년 배양접시에 핀 곰팡이가 박테리아 증식을 막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이 푸른곰팡이를 배양해 얻은 화학물질을 '페니실린'이라고 명명하고, 실험을 거듭한 끝에 페니실린이 다양한 세균에 항균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페니실린은 최초의 항생제로 상용화되며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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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에는 영국 화학자 도로시 호지킨(Dorothy Crowfoot Hodgkin)이 페니실린의 화학구조를 특정했다. 페니실린 구조 일부에는 지금까지 거의 예상하지 못한 정사각형 모양의 원자 배치가 확인됐다. 이러한 페니실린을 화학자가 처음부터 직접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연계에는 지금도 인간이 만들지 못하는 다양한 화합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화합물을 탐구하는 화학자들은 자연계에서 영감을 받아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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