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연이어...인권단체가 제소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캐나다는 구글의 실험용 쥐가 아니다”(캐나다 자유인권협회)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미래형 도시 계획 ‘스마트시티’가 프라이버시 문제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캐나다 자유인권협회(CCLA)는 4월 16일(현지시간) “이 계약은 무효이며 즉각 중단해야한다”며 정부·주(州)·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 캐나다, 미래형 IT 도시 '스마트시티'로 혁신을 꿈꾸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산하 도시개발 연구 자회사인 '사이드워크랩스(Sidewalk Labs)는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와 제휴해 2020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캐나다 정부·온타리오 주(州)정부·토론토시는 지난 2001년 토론토 재개발 계획 사업을 담당하는 '워터프론트 토론토'를 설립했다. 2017년 10월 '사이드워크랩스'가 스마트 시티 재개발 사업 추진업체로 선정됐다. 

출처:사이드워크랩스
출처:사이드워크랩스

사이드워크랩스는 토론토 다운타운 지역 남동쪽에 위치한 온타리오 호반지구에 I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도시를 구축할 계획으로 부지면적 800에이커(약 324만㎡) 포트랜드 지역의 재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 목적은 도시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최첨단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다.

스마트 시티는 친환경적으로 설계되며 오염과 교통체증, 매립 쓰레기 감축 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셔틀 운송수단 운행▲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교통 체계 ▲광대역 고성능 통신망을 통한 환경 데이터 수집(기온·대기오염·소음) ▲난방이 되는 자전거 통행로 ▲도시 지하 터널을 통한 로봇 화물 수송 환경을 갖출 예정이다.

스마트 시티가 완성되면 온실가스 배출량 73%, 식수 소비량 65%, 매립 폐기물 발생량 90% 정도가 감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이드워크랩스는 캐나다 토론토를 발판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해 세계 도시환경을 변화시킬 미래형 IT 도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즉 토론토 개발사업 모델을 통해 얻은 기술을 다른 지역과 세계의 다양한 도시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 북미 최대 규모 ‘스마트시티’ 난항....안착할 수 있을까?

하지만 토론토 스마트시티 건설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CCLA 사무국장이자 고문변호사인 MJ 브라이언은 "캐나다는 구글의 실험용 쥐가 아니다"라며 "부당한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소송 목적은 토론토 시내에 엄청난 센서를 통해 미래 지구를 구축중인 스마트시티 계약 중단이다. CCLA는 스마트시티 구상에 대해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소송은 끊임없는 감시가 이루어질 스마트시티 계획을 놓고 ‘과연 의미 있는 합의를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BlackBerry)의 전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짐 발실리(Jim Balsillie)는 “이는 감시 자본주의의 식민지 실험이며, 도시·시민·정치의 중요 문제를 무리하게 배제시키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제 출발대에 선 프로젝트지만 추진이 지연되고 있고 핵심 인력도 연이어 사임했다. 이번에 시민단체의 제소 문제까지 겹치자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이드워크랩스는 올 상반기 중 개발 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워터프론트 토론토 측은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CCLA 측의 주장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며 온타리오주 법원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다양한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공모델은 없는 상황.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G시티’ 프로젝트도 결국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문재인 정권의 8대 선도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한 스마트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스마트’한 전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토론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실 스마트시티의 비즈모델과 프로세스 자체가 첫 시도이다 보니 앞으로의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전체를 살아 있는 실험실로 만든다는 우려를 극복하고 과연 구글이 전세계에 스마트시티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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