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망막 사진'만으로 100% 정확도로 판별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국내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개발했다.

ASD 아동을 조기 진단하는 객관적 스크리닝 도구로 AI가 유망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AMA Network Open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AMA Network Open

망막은 뇌와 같은 조직에서 발생해 신경세포들의 구성과 구조가 뇌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안구 안쪽 망막에는 빛을 감지하는 시세포가 1억 개 이상 존재하며 시세포가 감지한 정보는 시신경을 타고 뇌로 보내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에는 시신경이 시작하는 곳인 '시신경유두'(optic disc) 영역이 가장 핵심적이다. 

이 시신경유두는 중추신경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뇌의 창'이며, 최근에는 시신경유두에 쉽고 비침습적으로 접근해 뇌 관련 정보를 얻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영국 연구팀은 망막에 레이저를 조사해 외상성 뇌진탕을 검출하는 방법을 발표한 바 있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은 새롭게 아동의 '망막 사진'을 스크리닝해 ASD 여부와 ASD 중증도를 진단하는 딥러닝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SD 환자는 망막의 구조적 변화가 있으며, 이는 시각 경로 이상 등 뇌 변화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팀은 ASD 여부 및 ASD 중증도와 연관된 망막 사진으로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ASD 중증도는 자폐증진단관찰스케쥴-2(ADOS-2)과 사회적 반응성 지표-2(SRS-2) 점수로 평가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그리고 평균 연령 7.8세 아동 958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총 1890장의 망막 사진을 이용해 해당 AI 모델이 ASD 유무와 중증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실험 참여자 중 ASD 진단을 받은 아동은 약 절반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나이가 같은 일반 아동(대조군)이었다.

테스트 결과, AI 모델은 망막 사진만으로 100% 정확도로 ASD 여부를 판별했다. 또 ASD 진단에 중요한 시신경유두를 포함한 사진의 10%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삭제한 경우에도 정확도에서 현저한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시신경유두가 ASD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영역임을 의미한다. 

다만 ASD의 중증도 예측 테스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낮았다. ADOS-2를 통한 중증도 예측 정확도가 66%였고, SRS-2를 기반으로 한 중증도 예측 정확도는 48%에 그쳤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ASD의 객관적인 스크리닝 도구 개발을 위한 주목할 만한 단계"라며 "자원이 한정되어 아동 정신의학 전문의가 접근할 수 없는 상황 대처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