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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설악해변에서 지난 6월 10일 낙뢰(落雷)에 맞아 쓰러진 남성 A씨(36)는 11일 오전 4시경 결국 사망했다. A씨 외에도 이번 낙뢰사고로 5명이 낙뢰사고를 당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데이터가 있는 2009년 이후 역대 단일 낙뢰 사고 중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낙뢰에서 발생하는 전압은 무려 1억 볼트 정도에 달하며, 낙뢰가 지나가는 곳의 온도는 태양 표면의 약 4배인 2만 7000도까지 치솟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낙뢰를 직접 맞게 되면 엄청난 전기적 충격으로 약 80% 정도가 바로 사망한다. 

통상 ‘벼락’이라고 부르는 낙뢰는 뇌우를 동반한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 번개 현상이다. 주로 6~8월 여름철 대기가 불안정한 시기에 발생하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구름이 나타날 때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 지난 10년간 국내 낙뢰 10.8만건...빈도·강도↑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관측된 낙뢰는 한해 평균 10만 8천여 회, 주로 여름철에 집중됐다. 최근 10년간(2013~2022년) 낙뢰 사고 사망자는 7명, 부상자는 18명이다. 

양양 낙뢰 사고는 근래 들어 인명피해가 가장 컸고 사람들이 자주 찾는 해변가에서 발생했다.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 머무르는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생긴 대기 불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뇌우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졌고 서울 북부·인천·경기도 고양·의정부 등지에선 낙뢰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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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밑에 있어야 할 무거운 찬공기가 위로 상승해 상·하층 온도차가 커지면서 우박과 폭우, 낙뢰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층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상층으로는 찬 공기가 유입되는 여름철 낙뢰 발생 빈도가 높아져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대기 상하층 온도차 커질수록 위험

낙뢰 건수는 매년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증가 추세에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낙뢰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낙뢰와 관련된 과거 재해 기록으로는 1975년 짐바브웨에서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낙뢰 사고가 직접적 피해의 최고 기록이다. 또 1994년 이집트에서 번개가 석유 저장탱크를 폭발시켜 일어난 화재로 469명이 사망한 사건이 최대 간접 피해로 기록돼 있다.

인도에서는 2022년에만 낙뢰로 907명이 사망하며 2020년 사망자(240명) 수의 4배를 기록했다.

그동안 한국은 편서풍 영향권으로 인한 대기 불안정 현상으로 서해안 일대에 낙뢰 발생이 잦았다. 그러나 온난화 영향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상층부 온도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비교적 낙뢰 발생 빈도가 낮고 강도도 약했던 동해안까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한반도의 여름 상층부 대기 온도는 영하 5~10도인데 최근에는 상층부 온도가 영상까지 오르기도 한다. 평소보다 따뜻한 상층부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 급격한 변화로 대기 불안정성이 한층 커지는 것이다. 

유엔 전문기관인 세계기상기구(WMO)는 빈번해진 낙뢰사고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30-30 낙뢰 안전규칙'을 강조하고 있다. 

30-30 낙뢰 안전규칙은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릴 때까지 시간을 확인한 뒤 30초보다 짧으면 즉시 인근 건물 등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어 마지막 천둥소리가 난 후 최소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와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천둥 번개가 심한 날, 실내에서도 혹시 모를 낙뢰 사고를 예방하려면 전기 제품의 플러그를 빼고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양양 사고처럼 해변이라면 천둥소리를 듣는 즉시 자리를 벗어나야한다. 낙뢰 전류는 물속에서 매우 넓게 퍼지기 때문에 물을 빨리 벗어나는 방법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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