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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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체감온도 36도 이상을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자체마다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쏟아지고 있는데 어린아이들 수만 명을 나무 한 그루 없는 새만금 간척지 허허벌판에 방치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 (새만금 잼버리 대회 참가 학부형 김인우 씨)

‘잼버리(Jamboree)’는 ‘유쾌한 잔치’ 혹은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며 북미 인디언의 언어인 시바아리(Shivaree)가 유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전음화된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잼버리의 어원인 ‘유쾌한 잔치’ 또는 ‘즐거운 놀이’ 정신을 강조하며 국제우의를 다지기 위해 대한민국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개최하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석한 158개국 4만 명 규모의 청소년들에게 K-코리아로 정평난 대한민국은 ‘악몽’으로 평생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살갗은 태워버릴 것만 같은 뜨거운 햇살과 찌는 듯한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된 어린 청소년들에게 무관심했던 개최국인 한국 정부와 조직위의 미숙한 것도 부족해 몰염치적인 행태는 국제적인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시원한 냉수 한 방울 제대로 나오지 않고 시원한 냉기 한숨 뿜어져 나오지 않는 말 그대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아이들은 고통에 신음해야 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와 온열 증세에 탈진해 쓰러진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대다수 국민은 이렇게 무책임하고 미숙한 운영에도 변명만 늘어놓는 정부를 비판할 겨를 조차 없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부터 쏟아졌습니다. ‘한국인이어서 미안해’

생각할수록 통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국제적인 큰 잔치를 펼쳐놓고 이렇게 망신살을 뻗쳐야 한다는 자체가 말입니다. 문화 예술을 비롯해 국내 민간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렵게 공을 들여 쌓아올린 K-한류 브랜드 국격이 미개한 수준의 행사 운영 탓에 단 한순간에 무너졌으니 말입니다.

‘한국이 이런 나라였어?’ ‘이 정도 수준밖에 안됐어?’ 전 세계 언론은 연일 이 말도되지 않는 미숙한 운영과 안이한 대응으로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을 고문 수준에 놓이게 한 대한민국을 겨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무서워서 내 자식 더 이상 한국 땅에 놔둘 수 없다’며 자국의 대사관과 스카우트연맹을 대상으로 조기 귀국을 종용하는 학부형들까지 나서고 있으니 이쯤되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환상과 꿈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이제 평생 잊을 수 없는 ‘악몽’의 나라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제적인 망신이야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최대 참가국인 영국과 미국, 벨기에, 그리고 싱가포르 대표단이 결국 철수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반쪽짜리 행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개최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우려 섞인 지적의 목소리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이상 없다’ ‘완벽하다’ ‘잘되고 있다’며 허세를 떨었던 여성가족부 장관과 전라북도 도지사, 그리고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전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이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난제의 상황에서도 책임을 놓고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치권을 지켜보노라니 날개 잃은 대한민국 추락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사전(辭典)에 보면 ‘허장성세(虛張聲勢)’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풀이해보니 ‘실력이나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는 요란하게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나오더군요. 또 하나를 찾아봤습니다. ‘망신(亡身)’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말이나 행동을 잘못하여 자기의 명예나 체면 따위가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유쾌하고 즐거워야 할 야영 캠프 행사인 세계적인 축제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보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한민국은 어쭙잖은 허세를 부렸고 그 허세의 결과는 회복 불능의 망신으로 기록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오늘 경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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