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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배양된 사람 세포에 사스코로바이러스-2(SARS-CoV-2)와 감기의 대표적 원인 바이러스인 라이노바이러스를 동시에 감염시킨 결과, 라이노바이러스의 존재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복제를 저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상호 작용에 관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코로나19 대책이 한층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감염병저널(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라이노바이러스는 가장 흔한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로 섭씨 37도의 심부체온(core body temperature)보다 훨씬 낮은 섭씨 33도의 코 속(비강)에서 효과적으로 증식한다. 기존 연구를 통해 라이노 바이러스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의 상호 작용이 감염 심각도 및 감염 확산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사스코로바이러스-2와의 상호 작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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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파블로 무르시아(Pablo R Murcia) 교수 연구팀은 사람 호흡기 세포에 사스코로바이러스-2와 라이노바이러스를 동시에 접종해 배양하고, 사스코로바이러스-2가 증식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스코로바이러스-2는 급격히 감소했으며 48시간 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 경향은 라이노바이러스에 먼저 감염시킨 후 24시간 후에 사스코로바이러스-2를 투여한 경우와 반대로 사스코로바이러스-2에 먼저 감염시킨 후 24시간 후에 라이노바이러스를 투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무르시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라이노바이러스가 사람 호흡기 세포의 자연 면역반응을 유발해 사스코로바이러스-2의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면역반응이 사스코로바이러스-2에 대한 보호 효과로 이어져, 감염을 막거나 코로나19 중증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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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향후 바이러스와 바이러스의 상호 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조사하고 코로나19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르시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대책 및 감염 억제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때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라며 향후 연구에 대한 의욕과 동시에 백신의 유효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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