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왜 발생하나?...슈퍼 태풍의 원인 '지구온난화'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인간의 과학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자연의 거센 힘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음을 느꼈습니다. 지구의 불안정한 기후를 감안할 때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가 불어 닥치면 과연 감내할 수 있을지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직장인 유종석(가명·37)

남부지방을 지나 수도권을 진입한 13호 태풍 ‘링링’의 기세는 말 그대로 거대했다. 한반도 내륙으로 북상하고 있는 링링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하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됐지만 남의 일처럼 체감하지 못했던 시민들은 본격적인 타격 당일에야 그 위력에 잔뜩 몸을 낮췄다.

지난 7일 태풍 링링은 수도권을 제대로 훑고 지나갔다. 강화 유리창문이 덜컹대고 아파트 단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무성한 나무들이 최대 풍속 54.4m/s 규모로 불어닥친 강풍에 ‘우지끈’ 소리를 내며 맥없이 쓰러졌다.

높게 뻗은 소나무의 가지가 ‘후두둑’거리며 부러지고 나뭇잎은 불어닥친 강풍에 편승해 회오리치듯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이번 태풍 ‘링링’은 바다가 인접한 인천지역에도 피해를 남기고 지나갔다. 인천광역시는 태풍으로 인명피해 15건(사망 1건, 부상 14건)을 비롯해 시설물 피해 1011건(건물 257건, 나무전도 363건, 간판탈락 80건, 농경지 10건, 비닐하우스 15건) 등이 발생했다.

인천지역을 관통한 태풍 ‘링링’은 7일 기준 오후 6시 최대 순간풍속이 중구 전동 31.9m/s, 서구 공촌동 19.0m/s, 부평구 구산동 12.2m/s, 연수구 동춘동 24.8m/s, 강화군 불온면 16.7m/s, 옹진군 대연평 27.9m/s, 옹진군 백령면 25.7m/s를 기록했다고 기상청은 관측했다.

태풍 ‘링링’은 당초 예상했던 비 피해보다 나무를 뿌리 채 들어 올리고 가건물 지붕을 날려버릴 만큼 강한 바람에 따른 피해가 심했다.

실제로 인천 미추홀구 소재 한 아파트 단지 내 나무들이 강풍에 꺾이고 뿌리 채 뽑히면서 나무전도 피해를 입었다.

이 아파트 입주민은 “강한 바람에 몸을 가눌 수 없고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면서 “외출하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아파트 단지에 솟아 있던 거대한 소나무가 ‘우지직’ 소리를 내며 부러지며 아파트 후문 앞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강풍에 그친 ‘링링’…비 피해 없어 그나마 다행

“링링이 거센 강풍을 일으키면서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나무전도 등의 피해를 입혔지만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 최악의 태풍 악재로 기록된 2002년 ‘루사’와 비교하면 강풍 피해 외에 비 피해가 적었으니 말입니다.”(기후과학 전문가)

태풍 ‘링링’의 위력은 말 그대로 매서웠다. 최대 풍속 54.4m/s의 강풍은 거리를 거닐고 있던 사람을 휘청거릴 만큼 거셌다. 이 거센 바람은 간판을 가볍게 날렸고 건물의 지붕을 뜯어내기도 했다.

나무가 부러지고 뿌리가 뽑힐 만큼 거센 강풍을 동반한 ‘링링’의 무서운 도발에도 우려됐던 만큼 큰 피해가 적었던 가장 큰 원인은 과거 역대급 태풍과 같은 물폭탄과 같은 비 피해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반도를 강타한 역대 태풍 가운데 지난 2002년 8월 한반도를 상륙한 태풍 ‘루사’는 최대 풍속은 39.7m/s로 이번 ‘링링’과 비교할 때 최대 풍속 위력은 낮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인 시간당 강수량 100.5mm를 기록하면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링링이 강풍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태풍 ‘루사’는 하늘이 마치 구멍이라도 뚫린 듯 일일 강수량 최대 898mm의 위력을 보이며 매머드급 강수량으로 비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루사’의 강풍과 비 피해로 인해 전국 기준 사망자와 실종자가 246명에 달했고 이재민은 8만 825명, 재산피해 역시 5조 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의 '불청객' 태풍은 왜 발생하나? 

‘태풍’은 매년 여름이면 크고 작은 규모로 수차례 발생한다. 그렇다면 인류를 괴롭히는 이 무서운 자연재해 태풍은 왜 발생할까?

태풍은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s 이상이며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열대성 저기압이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이로 인한 열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발생하는 ‘대기현상’이라는게 기상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상청 기후과학 관계자는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지역에 따라 그 이름도 다른데 예컨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Typoon)과 북중미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사이클론(Cyclone) 등으로 구분된다.”면서 “해수면 온도가 27도 이상인 열대해역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며 발생부터 소멸까지 대략 1주일에서 10일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발생은 주로 7월과 8월, 9월에 자주 발생하는데 한반도에 내습하는 태풍은 대부분 앞서 언급한 3개월에 집중돼 있다.

무엇보다 태풍은 매년 그 규모가 거대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솔릭’의 최대 풍속은 150km가 넘었고 그 크기의 반경 역시 380km에 이를 만큼 거대하고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 등 매머드급 태풍의 위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등 역시 매년 거대하게 커진 태풍이 휩쓸고 있다. 그렇다면 태풍의 규모는 매년 슈퍼급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 것일까?

기후 전문가들은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른바 ‘슈퍼 태풍’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로 지목하고 있다.

도심 가득한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산업 단지에서 뿜어져 매연 등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가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며 지구에서 복사되는 열은 온실가스로 인해 다시 지구로 흡수돼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다양한 산업사회의 폐해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을 상승시키고 해수온도 및 해수면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돼 태풍의 에너지원인 열용량을 높이고 있다.

이영목 환경 단체 활동가는 “국제 기후변화 자료를 보면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의 해수 온도는 평균 1도 가량 상승했다.”면서 “수온이 1도 오르면 대기 중의 온도 역시 7~10% 증가하게 되며 대기 중 증발하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면 태풍의 위력은 더욱 강력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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