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준범 교수팀 “서구 보다 5세 높은 연령 국내 기준 마련”

©데일리포스트=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좌),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좌),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인공판막 선택의 국내 연령 기준이 서구 기준보다 약 5~10세 높은 만큼 국내 기준을 적용, 심장판막 질환자들을 더욱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

심장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얇은 막으로 노화, 염증, 혹은 선천적 기형으로 판막이 원활하게 개폐되지 않으면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폐부종을 비롯해 심정지 등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때문에 기존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심장판막 치환술을 해야 한다.

특히 환자가 고령일수록 금속으로 만든 기계판막보다 생체 조직으로 만든 조직판막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연령에 따라 어떤 인공판막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교수팀이 연령에 따른 인공판막 선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심장내과 김대희 교수팀이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2만 4000명의 나이와 판막 유형에 따른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동맥판막 치환술의 경우 65세 미만, 승모판막 치환술의 경우 70세 미만일 경우 조직판막 대비 기계판막 사용이 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준범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가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한 만큼 인공판막 선택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판막은 기계판막이나 조직판막 중 환자의 나이나 성별 및 상태에 따라 선택하며 기계판막은 한 번 시술하면 반영구적이지만 혈전 위험이 있어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 반면 조직판막은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15~20년 기간이 지나면 조직판막 수명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하다.

기계판막은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대 환자가 시술하며 고령인 경우 조직판막으로 사용되지만 이 같은 데이터는 대다수 해외 데이터인 만큼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 2만 4375명의 나니와 인공판막 종류에 따른 사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판막 종류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 대비 40~50세에서 사망 위험이 2.18배, 55~64세의 경우 1.29배 높았다. 반대로 65세 이후부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 대비 사망 위험이 약 1.23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모판막 치환술의 경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 대비 55~69세에서 사망 위험이 1.22배 높안다. 또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모두 치환한 환자의 경우 조직판만 확자가 기계판막 환자 대비 55~64세에서 사망 위험이 2.02배 높았다.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표된 첫 심장판막 관련 연구이며 이 외에도 여러 건의 연구를 통해 향후 국내 환자의 인공판막 선택 기준에 대해 보다 정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 피인용 지수’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