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우측 융합의학과 하창훈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우측 융합의학과 하창훈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입니다. 새로운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 요구가 절실했는데 이번 연구로 CTRP9를 표적으로 신약이 개발되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기대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켜켜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막히게 되면 심근경색으로 급사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인 동맥경화는 그동안 체내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 치료제로 유일하게 활용됐다.

임상 현장에서는 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급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 관련 표적 물질을 새롭게 밝혀내면서 소리없는 죽음의 사신으로 지목됐던 심근경색 질환 개선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융합의학과 하창훈 교수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CTRP9’이라는 물질이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개선 시키고 관련 환자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TRP9 수치가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TRP9’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신호물질인 아디포카인(adipokine)의 종류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면역 반응과 연관됐는데 비만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발생에도 관련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은 유일한 치료제인 스타틴 같은 항지지약제 외에 동맥경화, 심근경색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이 전무하다 보니 신약개발과 표적 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해왔다. 먼저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 택줄 유래 혈관내피세포에 연구팀이 CTRP9을 처리한 결과 혈관신생이 50% 증가했다.

혈관신생이 증가한 것은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 밀도와 혈관항상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며 혈관이 건강하고 튼튼해진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CTRP9 유전자가 제거된 실험용 쥐를 분석한 결과 CTRP9이 제거되기 전과 비교해 혈관신생이 80% 감소됐으며 동맥경화를 유발한 후 CTRP9을 투여한 결과 동맥경화가 40%, 심근경색에 의한 좌심실 허혈성 손상 증상이 62% 감소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동맥경화 환자 가운데 혈액 시료를 보관 중이던 10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잠재적 관상동맥질환 환자군과 심근경색 환자군의 혈중 CTRP9 수치가 정상인 대비 70%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융합의학과 하창훈 교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혈액 바이오마커로서 CTRP9이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예측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추가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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