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그룹의 지난해 고용 증가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고용율 증가로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274개 계열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02명3574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2706명(1.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그룹별로는 신세계, 현대차, 현대백화점 등이 5%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반면 대우건설, 동부는 고용 감소율 10%를 넘어섰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지난 2012년 대비 2013년의 직원 증가율 1.6%보다 0.3%p나 낮아진 것이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이 93만6230명에서 94만5810명으로 1.0% 늘어났지만, 계약직은 7만4638명에서 7만7764명으로 4.2% 증가했다. 따라서 정규직 직원 비중이 92.6%에서 92.4%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계약직은 현장 채용직이나 시간제근로자 등이 해당된다.
30대 그룹 중 지난해 직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난 곳은 신세계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9개 기업의 직원 수는 4만877명으로 전년 3만7642명에서 8.6% 증가했다. 신세계는 계열사 신세계푸드 직원이 신세계에스브이엔 합병과 신규 채용으로 1700여명 늘었고,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리테일도 각각 743명(2.7%)과 619명(28.3%) 증가했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14만2764명에서 15만672명으로 5.5% 늘었다. 대표회사인 현대차가 신규채용 등으로 1800명(2.9%) 이상 증가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등의 이유로 1000명 이상 늘었다.
이어 현대백화점이 5.1%로 3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롯데(3.9%), 한화(3.1%), 포스코(3%) 등이 3% 이상 증가율을 보이면서 각각 4~6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중공업(2.8%), 대우조선해양(2.3%), 삼성(1.9%), 에쓰오일(1.7%) 등이 '톱 10'에 올랐다.
그러나 직원 증가율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곳은 신세계, 현대차, 현대백화점, 롯데 등 4곳에 불과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6382명에서 5543명으로 감소율이 13.1%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시된 직원 수에 해외기능직 등이 제외됐기 때문인데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제조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동부가 ?11.3%로 뒤를 이었고, 영풍(-9.6%), KT(-7.4%), 현대(-6.4%), CJ(-5.6%) 등이 5% 이상 감소했다.
이외에 동국제강(-3.9%), 코오롱(002020)(-3.2%), 대림(-3.0%), OCI(010060)(-2.0%), LS(-1.8%), 한진(-1.0%), 두산(-0.9%) 등도 직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0대 그룹 중 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OCI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8개 기업의 직원 5737명 중 5626명(98.1%)이 정규직이었다. 뒤를 이어 영풍(97.7%), 효성(97.5%), 미래에셋, 대우조선해양(각 97.0%), LG(96.9%)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