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통한 자극·반응 원리 밝힌 美줄리어스·파타푸티언 공동 수상

데이비드 줄리어스(좌), 아뎀 파타푸티언(우) ⓒ데일리포스트=각 대학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노벨상위원회는 4일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줄리어스(66)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생리학과 교수와 아뎀 파타푸티언(55)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토마스 펄만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노벨상 홈페이지를 통해 '분자 수준에서 촉각·통각 원리'를 밝힌 두 과학자를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람의 몸에서 센서 역할을 하는 감각을 감지하는 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용체는 우리가 외계와 체내에서 발생한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에 마련된 '센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인간의 감각 중 시각·미각·후각·청각의 구조 해명이 진행되고 왔지만, 온도 감각과 촉각 관련 연구는 늦은 편이었다.

노벨상위원회는 "더위, 추위, 촉각을 감지하는 사람의 능력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주변 세계와 상호 작용을 뒷받침한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줄리어스 교수는 1990년대 후반 인체가 가진 뜨거운 온도 감지하는 캡사이신 감지 유전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고추에 포함된 성분인 캡사이신을 먹으면 열이나 통증을 느끼는 것에 착안해, 신경세포막을 가로질러 존재하는 ‘이온채널 단백질(TRPV1)’을 찾아낸 것.  

ⓒ데일리포스트=노벨위원회

그는 캡사이신이 TRPV1을 자극하면, 전기신호가 대뇌로 '열이 난다'는 신호를 전달하고, 이를 전달받은 우리의 뇌는 열을 낮추기 위해 반응하면서 땀이 난다고 설명한다. TRPV1는 온도차가 신경계에서 전기신호를 이끌어 내는 시스템 파악의 기초로 인정받고 있다. 

또 다른 수상자 파타푸티언 박사는 개별 세포를 마이크로피펫으로 찔렀을 때 측정 가능한 전기 신호를 방출하는 세포주를 확인하고, 세포에서 기계적 민감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피부는 물론 내부 장기가 기계적인 자극에 반응할 때 가동되는 수용체를 찾아냈는데, 이를 압력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따온 'Piezo1'로 명명했다.

두 연구자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신비한 몸속 수용체의 비밀이 여럿 밝혀졌다. 노벨위원회는 "이런 획기적인 발견들은 우리의 신경계가 열과 추위, 기계적 자극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포스트=노벨위원회

한편 한국인 과학자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서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유행성 출혈열을 초래하는 '한탄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예비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피인용 우수 연구자' 5인에 선정돼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등줄쥐 폐조직에서 최초로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후 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 ‘한타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이후 노벨상 수상자는 ▲5일 오후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순으로 발표된다.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에 수상자를 초청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메달과 상장을 수상자가 거주하는 국가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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