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부원장 인사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소위 SKY대 등 명문대 출신 인사들이 수뇌부를 장악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이번 인사는 지방대 출신으로 채워져 쇄신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완료됨에 따라 30일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금감원 인사를 의결하기로 했다.



90년대 후반 금융감독원이 통합.설립된 후 원장.부원장 중 SKY대 출신이 한명도 포진하지 않은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장 이헌재 초대 원장(당시에는 금융위원장 겸임)부터 가장 최근의 최수현 원장까지 원장들부터 SKY대 출신이 아닌 이들이 없었다.



이헌재 초대 원장과, 이정재 4대 원장, 윤증현 5대 원장(이상은 금융위원장 겸임), 김종창 7대 원장, 권혁세 8대 원장, 최수현 9대 원장은 서울대 출신(법학과 또는 상대)이었고 2대 이용근 원장, 3대 이근영 원장, 6대 김용덕 원장은 고려대 출신(법대 또는 상대)이었다. 관료 출신인 이들은 대개 금감원장에 이르기까지 주로 경제부처에서 동기들 중 선두주자로 꼽혀왔고 학벌도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상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건국대를 마친 10대 진웅섭 원장이 선임될 당시부터 어느 정도 이변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진 원장은 화합형 리더십과 능력 본위 인사의 전형으로 꼽히면서 금융당국 수장으로 적임이라는 평가 속에 업무를 시작했다.



진 원장은 오랜 고심 끝에 이전의 부원장을 모두 퇴진시키는 물갈이를 택했다. 이를 통해 택해진 부원장들은 관료 출신의 서태종 내정자와 금감원에서 잔뼈가 굵은 박세춘, 이동엽 부원장보였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능력은 모두 탁월하지만 소위 학연의 부재로 빛을 보지 못 했다는 아쉬움도 갖고 있었다.



서태종 수석부원장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광주대동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9회에 합격 후 재무부 기획예산담당관실·중소금융과·금융총괄과, 재정경제원 금융제도담당관실, 공정거래위원회 단체과·경쟁촉진과·제도개선과·소비자기획과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에서는 기획과장·조사기획과장·은행감독과장·혁신행정과장·감독정책과장을 역임했으며, 금융위에서는 기획조정관, 자본시장국장 등을 지냈다.



서 수석부원장 내정자는 금융위 내에서도 은행, 비은행, 증권(자본시장) 등 거의 금융 전 영역을 거친 몇 안 되는 간부로 손꼽힌다. 특히 기획조정관,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치면서는 폭넓은 업무지식과 열정적인 스타일로 대 국회 업무에서도 금융당국의 입장을 잘 반영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은행·비은행을 담당하게 딜 박세춘 부원장 내정자는 58년생으로 중앙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감원 제재심의실장, 특수은행검사국장, 일반은행검사국장 등을 지냈다. 박 부원장 내정자는 검사 분야에서는 금융당국 내에서는 손꼽히는 인사로 은행권에서는 유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회사의 검사와 관련해서는 엄정한 검사를 주도하면서도 법적인 근거를 따지는데 초점을 맞춰 잡음을 최소화하는데 애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 담당 부원장으로 내정된 이동엽 내정자는 59년생으로 서대전고,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뒤 증권감독원, 금감원 증권감독국 팀장, 기업공시국장, 제재심의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내정자는 공시와 자산운용 부문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포용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본인의 의견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주변의 의견을 잘 들으면서 강한 업무 집중도를 통해 성과를 내는 장점을 보여왔다. 제재심의실장을 거치면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분야와 관련된 제재절차 진행 등과 관련한 업무조율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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