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육성 정책에 금융주와 증권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주는 수익 악화 우려로 하락하고, 증권주는 신규사업 기대감에 상승했다.


21일 금융업종 시가총액은 153조2240억원으로 지난 해 12월 160조원대 중반에 머물던 것에 비해 10조원 가량 줄었다. 11월 170조에 육박했다가 올해 초까지 계속 시총이 줄고 있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12월 중순 1170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가 올들어 1190조원대 후반까지 회복된 것과 다른 흐름이다.



개별 종목을 봐도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해 말 11000원대서 거래되던 것이 22일 9000원까지 밀렸고, BS금융지주도 지난 해 11월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신한지주, KB금융,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증권업종의 시가총액은 20조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 자체의 업황이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식화한 키움증권의 경우 올들어 23% 가량 주가가 올랐다. 미래에셋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역시 올들어 주가가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지난 9일 출범, TF에는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을 중심으로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각 금융지주사 연구소, 학계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달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하는 ‘IT·금융융합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활성화 되면서 기존 금융회사에 위험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 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더라도 기존 금융회사들이 기득권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활성화 되면 IT 부문 투자 압력이 강화될 것이고 고객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고객기반 충성도가 높고, 기존 고객들의 소액대출 니즈가 확실하며, IT 기반이 튼튼한 키움증권 같은 회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부문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주담대 대출수익률이 낮아 수익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중소기업대출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오랜기간 정성적 정보 및 리스크관리 노하우가 축적돼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특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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