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한국은 대가를 치루게 될 것”

[데일리포스트=송협·김홍 기자] 조선시대 두 가지 법전이 있었습니다. 조선 개창과 함께 편찬된 ‘경국대전(經國大典)’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조선시대 현행법과 보통법에 적용된 ‘대명률(大明律)입니다.

‘경국대전’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당시 ‘경제육전’으로 편찬을 시작해 성종 2년 1474년 경국대전으로 수정돼 완성된 순수 우리나라 토종 법전입니다. 그렇다면 경국대전과 함께 혼용돼 온 또 다른 법전인 ‘대명률’은 무엇일까요?

1367년 중국 명나라 주원장 시절 공포된 형률서 즉 중국의 법전입니다. 대명률은 경국대전과 더불어 조선 실정에 맞게 다듬어져 조선이 패망하는 날까지 그 역사가 깊다 할 수 있는 절대 법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産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논하는데 뜬금없이 경국대전과 대명률이 튀어 나오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최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우선 국내는 이 무시무시한 장비를 배치할 지역을 놓고 나라 전체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사드 레이더 100m 인근 생명체는 심한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사드 배치는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니다.

심지어 현대판 ‘상국(上國)’ 미국의 요청에는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 박근혜 정부를 절대적으로 옹호하면서 당초 사드 도입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새누리당 의원들 조차 자신의 지역구에만큼은 사드 배치는 결단코 안된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사드라는 녀석이 무시무시하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영원한 우방의 나라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요구한 사드배치는 이제 결정됐고 싫든 좋든 이 땅 어디에는 화상 위험이 도사리는 사드를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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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의 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착실하게 수행하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아주 오래전 조선 500년을 상국으로써 통치해온 중국의 심기는 불편해지기 시작했나 봅니다.

과거 명나라에서 편찬한 법전인 대명률까지 인용해 왔던 철저한 ‘제후국’ 한국이 멀리 태평양 건너 미국과 손을 잡고 옛 형님의 나라를 은근 무시한다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주한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결정에 중국 언론들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언론 뿐 만 아니라 중국인들 역시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중국을 배신한 한국에 대한 강력한 대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으름장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자국(한국)의 안보를 위한 결정을 놓고 중국이 관계 악화를 넘어 군비 경쟁 격화라는 표현까지 들먹이고 있는지 중국 언론과 중국인들의 반응을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중국 매체 환구망(環球網)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이 방위를 위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전문가의 워딩 내용을 보면 상당히 자극적인데 “한국의 사드 배치를 절대 반대한다. 이번 결정을 내린 한국과 미국은 아픔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또 다른 매체 ‘인민망(人民網)’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논평을 내고 “중국은 반드시 한국의 사드배치를 견제해야 하고 이를 결정한 한국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시나(新浪)’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한 견제, 중국의 호의를 기대한다”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입장을 전하면서도 한국이 미국과 함께 중국을 우롱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은 태평양 건너 떨어진 新형제의 나라 미국과 손을 잡고 과거 상국인 중국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뉘앙스의 악플을 가감없이 표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SNS '웨이보(微博)‘에는 한국이 결국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보도가 쏟아진 지난 8일부터 누리꾼들의 한국 흠집내기를 비롯한 ’반한(反韓)‘감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한 자세로 한국을 압박해야 한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이 한국을 앞세워 도발하는 것은 우리(중국)가 한국을 도발 하도록 만드는 명분이며 기회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야 말로 중화민국의 지혜다” “한국이 방어를 명분 삼아 전쟁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등의 거친 입담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사회가 이처럼 한 목소리로 한국을 거칠게 비난하고 나선 데는 어쩌면 오래전 자신의 제후국의 흔적이 중국인들의 가슴 속 깊이 뿌리박힌 빗나간 역사 인식 때문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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