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환사채(CB) 발행이 늘고 있다.

CB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액은 1조6934억원으로 75.6%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자금줄이 막힌 기업들이 CB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CB를 발행하면 일반 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 가능하고 만기 시 상환할 금액이 없다는 점에서 기업에 득이 된다고 하지만, CB 투자의 목적이 지분 참여, 나아가서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CB 발행 기업 중 신용등급이 낮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이 발행한 CB는 표면이자율이 0~1%로 매우 낮아 투자자들이 이자 수익을 크게 가져갈 수도 없다.

또한 투자자들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해서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지만 비상장사들의 경우 시세차익이 생길 리 없어 반대급부로 CB 발행 비율을 높이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주(錢主) 입장에서 CB 인수는 기업이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이 보장되고, 지분 참여 등도 가능해 경기불황기에 더 없이 좋은 투자처”라면서도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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