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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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바쁠 때나 마무리하고 싶은 작업이 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아깝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할 일이 없는 시간을 싫어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지루함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창의성 연구 저널(Creativity Research Journal)'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reativity Research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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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대학·아칸소 대학·미네소타 대학 공동 연구팀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유휴(遊休) 시간에 창조성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이해하기 위한 두 가지 조사를 진행했다. 

애리조나대 인지신경과학자인 제시카 앤드루스 한나(Jessica R. Andrews-Hanna)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에서는 인간 사고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특정한 방법으로 생각하도록 독려하거나 경험한 사고에 대해 보고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사고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생기고 시간에 따라 흘러가는지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첫 번째 연구에서는 90명의 실험 참여자들을 차례로 인터넷 환경이 없는 방에 10분간 대기시키고 "고무줄이 100개 있다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자유롭게 떠오른 것을 말하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하는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 테스트'라고 한다. 높은 성적을 보이는 참가자일수록 'OO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등의 문구로 연관된 사고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창의적인 사람들은 휴대폰·인터넷 등 신경 쓸 방해물 없이 혼자 있을 때 본인의 생각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대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쿠엔틴 라파엘리(Quentin Raffaeli) 연구원은 "많은 참가자는 언뜻 무관해 보이는 다양한 생각 사이를 이동했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더 연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발견하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지루한 방에서도 본인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최종적으로 지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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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온라인상에서 2612명에 대한 설문 조사가 이루어졌다. 해당 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봉쇄조치가 이루어졌을 때 '얼마나 지루했는지'를 물었다. 결과적으로 창의적 자각이 높은 사람일수록 오랜 사회적 격리 속에서도 지루함을 느낀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루스 한나 교수는 "사람마다 사고방식이 다른 이유를 이해하면 건강과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유효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한 업무와 일정, 그리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는 가정·직장·학교에서 그저 생각할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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