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조성동 박사과정 / KAIST 제공
©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조성동 박사과정 / KAIST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 대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으로 활성화된 후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학문적,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만성 염증질환 발생에 대한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KAIST 의과대학원 박수형 교수)

#. 40대 중반 자영업자 윤종인(가명) 씨는 수년 째 두피 정수리 부근 탈모와 전쟁을 펼치고 있다. 1회 두피 클리닉을 비롯해 탈모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샴푸는 물론 한약까지 처방받아 관리하고 있지만 두피의 탈모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친 부모쪽 모두 탈모가 없는데 아무래도 장사를 시작한 이후부터 탈모가 시작된 것을 보면 스트레스 탓 아닐까요? 7~8년 전 정수리 부분 두피에서 가렵고 진물이 나오더니 딱지가 앉을 때마다 걸리적 거리는 딱지를 떼면서 머리가 같이 빠졌습니다. 두피에 열감도 생겨났고 매년 진물과 딱지가 반복되면서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윤종인씨)

 

원형탈모는 1~2% 유병률을 갖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인데 원형의 탈모반을 특징으로 하며 두발 또는 우리 몸의 모든 털을 침범할 수 있는 비흉터성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겨 높은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로 발생 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졌지만 발병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지난 4일 KAIST 의과대학원 박수형 교수 연구팀은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염증 질환인 원형탈모증 발병 기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원형탈모 환자 피부 조직 및 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 원인임을 규명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지만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세포군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세포군으로 분화를 일으키고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 원형탈모증을 유발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여기에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체 내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특성을 밝혀 만성 염증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석준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조성동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이뮤놀로지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용어해설

가상기억 T세포는? 다른 T세포가 자극을 받아 기억면역세포가 돼 작용하는 것과 달리 자극을 받지 않고도 기억면역세포와 유사한 특징을 보유하는 세포를 의미한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축적되며 가상기억 T세포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을 제어하고 암세포를 없애는데 작용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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