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검열 강화에 링크드인 중국 철수 결정
연내 SNS 기능 삭제한 구인·구직 플랫폼 출시 예정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DB 편집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산하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 '링크드인'을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링크드인까지 사업을 중단하면서 중국에서 운영되는 미국 업체의 대형 SNS는 모두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MS는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강력해진 검열과 더 엄격해진 규정 준수 요구 사항에 따라 중국 내 링크드인 서비스를 중단한다""올해 말부터 SNS 기능이 없는 구직사이트인 인잡스 서비스는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세계에서 6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링크드인의 중국 사용자는 5000만명 정도로, 링크드인 글로벌 사용자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링크드인은 지난 2014년 ‘링잉’ 브랜드로 중국에서 현지화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6년 MS에 262억달러(약 31조원)에 인수된 바 있습니다.

그동안 링크드인은 중국 정부의 온라인 콘텐츠 규제에 대응해왔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중국 검열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의 시각이 존재했습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링크드인

최근 시진핑 지도부의 정보 통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결국 올해 말을 끝으로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 못버티겠다는 겁니다.  

링크드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그동안 우리는 중국 현지화 버전을 운영하면서 중국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는 것에 동의해 왔다""보통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강하게 동의하지만, 중국 회원들에 대해서는 이 같은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회원들이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찾도록 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링크드인의 위기는 올해 3월에 시작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미국 빅테크 기업 규제의 일환으로 링크드인에도 정치색을 띈 콘텐츠 등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통제의 명목은 인력 해외유출 우려와 불온한 내용 콘텐츠 유통 우려였습니다. 

그리고 5월 이후엔 실제로 중국 내 인권 운동가와 언론인 등의 계정을 강제로 차단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였습니다. 당시 WSJ는 몇 주에 걸쳐 석연찮은 이유로 중국에서 사라진 링크드인 계정이 10건 이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링크드인

중국은 자국 빅테크 영향력 확대도 경계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알리바바·텐센트·디디추싱 등도 강력한 관리·감독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간 미국 SNS는 인구대국 중국 시장을 차례로 포기해 왔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2009년 이후 중국 내 서비스가 차단됐고,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열 요구 거부 이후 2010년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도 중국 현지 기업만 클라우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는 중국 법에 따라 2017년 일부 자산을 매각했습니다.

중국 내 유일한 미국 SNS였던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용도나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정부 간섭이 덜한 편이었지만, 버티지 못하고 결국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링크드인이 중국의 정보 통제에 순응하는 것에 대한 미 정가의 불만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일단 미 정치권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WSJ은 "미국 IT기업과 정가는 중국이 데이터 통제권을 주장하면서 중국 내 (미국기업의) 사업을 경계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움직임(SNS 철수)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MS는 올해 말까지 SNS를 폐쇄하고 대신 SNS 기능이 삭제된 중국용 단순 구인·구직 서비스 '인잡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