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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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의료 및 간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을 '건강기대수명(Healthy Life Expectancy, HLE)'이라고 한다. 상위층과 하위층 간 건강 불평등 현상은 기존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총 2만 5000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 데이터 분석 결과, 빈부격차에 따라 건강기대수명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수치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인학저널(The Journals of Gerontology)'에 게재됐다.

ⓒ The Journals of Gerontology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파올라 자니노토(Paola Zaninotto) 교수 연구팀은 50세 이상 영국인 1만 754명과 미국인 1만 4803명의 데이터에서 건강기대수명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는지 조사했다. 대상은 ▲인종▲사회적 지위▲경제상황▲교육수준▲장애유무에 따라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 간 비교가 이루어졌다.

아래가 사회적 지위로 나눈 그룹의 향후 건강기대수명을 비교한 차트다. 위가 남성이고 아래가 여성이며, 검은색은 영국, 흰색은 미국 데이터다. 세로축이 건강기대수명, 가로축은 왼쪽부터 연령대별로 50대·60대·70대·80대이며, 각 연령대별로 사회적 지위를 상중하 3단계로 분류했다. 남성과 여성,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 연령 모두 지위가 높을수록 건강기대수명이 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지위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에 비해 수명이 5~6년 정도 긴 것을 알 수 있다.

ⓒ 영국 UCL 연구팀

아래 데이터는 경제 상황으로 나눈 그룹이다. 사회적 지위보다 건강기대수명의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부유층은 빈공층 대비 건강기대수명이 약 9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 영국 UCL 연구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건강기대수명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영국과 미국 전 연령층에서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8년에 보고된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평균 10년 가까이 수명이 길다'는 기존 조사결과와 거의 동일한 것이다. 2016년 연구에서도 부유층이 빈곤층보다 수명이 10년~15년 길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자니노토 교수는 "건강기대수명의 질과 길이의 개선은 노인건강·소득·장기간병과 취업 등에 대한 공공지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결과는 영국과 미국 정부가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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