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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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지난 연구로 얼룩말의 검고 하얀 줄무늬와 부족민 등의 흑백 무늬 바디 페인팅이 흡혈 곤충 및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연구팀이 최근 얼룩말 무늬를 페인트로 소에 그려 넣으면 흡혈성 파리 피해를 평소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 흡혈파리, 얼룩말 줄무늬에 비행혼란 느껴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은 올해 2월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서 “흡혈 파리들이 얼룩말을 향해 빠르게 돌진하다 갑자기 급선회하거나 얼룩말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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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마틴 하우 박사는 “진화론적으로 얼룩말은 흡혈파리가 위험한 질병을 옮기는 지역에서 번식해 이 같은 변화를 거친 반면, 인간이 사육한 말은 변화 원동력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얼룩말 진화의 비밀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얼룩무늬가 흡혈 곤충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세계에 서식하는 흡혈파리는 소와 말 등 포유류를 흡혈하는 생태를 가진 곤충이다. 흡혈파리에 물린 소는 운동량 및 식욕 감퇴, 불면증, 체중 감소, 우유량 감소 등 심각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다. 흡혈파리로 인한 피해액은 미국에서만 연간 약 22억 달러(한화 2조 6323억 원)에 달한다.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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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계는 농약 등 살충제로 퇴치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환경에 미칠 악영향뿐 아니라 사람과 가축의 건강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 해충은 살충제 내성 획득 속도도 빨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 日연구팀, "소에 얼룩말 줄무늬 그리면 피해 절반"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던 일본 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 연구팀은 ‘얼룩말 줄무늬가 곤충의 눈을 혼란시켜 물리는 확률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해 소에 얼룩무늬를 그려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플로스 원’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플로스 원’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6마리의 흑우를 ▲(a)흑백 줄무늬 소 ▲(b)검은 줄무늬 소 ▲(c)무늬를 그리지 않은 소로 구분해 같은 위치에 로프로 연결했다. 검은 줄무늬 소를 준비한 이유는 모양이 아니라 페인트가 파리를 쫓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또 무늬를 그린 후 페인트를 잘 건조시켜 기화한 화학 물질이 파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

ⓒ日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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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 2회에 걸쳐 1분에 한번씩 30분간 사진을 촬영한 후, 사진에 찍힌 파리 수와 각 그룹의 소가 보이는 기피행동 빈도를 조사했다. 기피행동으로는 소가 몸에 붙은 파리를 쫒기 위해 보이는 동작을 5가지로 분류했다. (목을 뒤로 젖힘·귀를 움직임·제자리걸음·피부경련·꼬리 흔들기) 

관찰 실험의 결과가 아래 그래프로 위가 ‘파리의 수’이며 아래가 ‘기피행동 빈도’다. 각 막대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무늬를 그리지 않은 소 ▲흑백 줄무늬 소 ▲검은 줄무늬 소를 나타낸다. 3일간 실험을 진행한 결과 흑백 줄무늬를 그린 소에 붙은 파리 수는 다른 그룹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파리에 시달리는 것을 의미하는 기피행동도 약 20% 감소했다. 

ⓒ日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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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얼룩말 무늬를 그리는 것만으로 흡혈성 파리의 피해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3~4개월에 걸친 파리 활동 기간 동안 지속되는 페인트가 개발된다면 축산업 실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가 동물복지와 환경보호에 적합한 해충대책 개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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