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은 단순한 신경정신학적 문제가 아니다
'거식증'은 단순한 신경정신학적 문제가 아니다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07.1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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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신진대사 차이도 섭식장애의 중요 원인"
(출처: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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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섭식장애(거식증)는 정신장애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를 통해 거식증이 지방 연소 등 신진대사 문제로 인해 유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심리적인 치료가 주를 이뤘던 섭식장애에 새로운 접근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17개 국가에 걸쳐 거식증을 앓고 있는 1만 7000명과 건강한 5만 5000명의 DNA를 비교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네이처유전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네이처유전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거식증과 관련된 8개의 유전자 변이를 밝혀냈다. 이들 유전자는 지방 연소, 높은 신체 활동, 제2형 당뇨병 저항성 등에 관여했다. 즉, 신체 에너지 사용 방식에 유전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킹스칼리지의 유전학자인 제롬 브린(Gerome Breen) 박사는 "거식증은 다른 정신질환에서는 볼 수 없는 신진대사와의 상관관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거식증의 절반 정도는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환경 등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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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은 악화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 질병으로, 여성의 1-4%, 남성 0.3%가 겪고 있다.  거식증 환자들은 위험할 정도로 체중이 낮고 신체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지며 체중 증가를 두려하는 증상 등을 경험한다.  

거식증 형태로는 '먹는 것을 제한하고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 유형과 '정상적으로 먹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칼로리를 연소시키는' 타입이 존재한다. 현재는 주로 인지행동치료(CBT)와 가족 지원을 통한 재섭취 프로그램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의사들은 오랫동안 거식증이 과도한 완벽주의를 강요하는 가정환경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린 박사는 "우리는 기존 인과관계의 반대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완벽주의가 거식증의 원인이 아니라, 거식증 경향으로 인해 완벽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발견된 8개의 유전자는 거식증을 설명하는 요인의 일부에 불과하며, 많은 의학적 증상이 그러하듯 거식증 또한 질병 위험에 수백~수천가지 유전자가 관련돼 있다.   

(출처:pxhe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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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신진대사 기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과 재발 예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섭식장애를 연구하는 레베카 박(Rebecca Park) 박사는 "이번 연구는 즉각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관련 치료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이 등장해, 환자를 비난하는 문화가 바뀌고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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