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옥스퍼드대, 비건 식습관이 뇌졸중 위험 높여

(출처: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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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 식단은 고기의 지방이나 가공에 사용되는 첨가물을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채식이 심장질환 위험은 낮추는 반면, 뇌졸중 위험은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 보건학과 연구팀이 진행한 채식주의자 대상 영양·건강 관련 조사 ‘’EPIC-Oxford’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45세의 남녀 4만 8188명의 실험군을 18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통해 채식과 뇌졸중 가능성을 측정했다.

◆ "엄격한 채식, 모든 질병 위험 낮추는 것 아냐"

영국 의학 저널(BMJ)에 게재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연구팀은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병력·흡연·신체 활동 등 뇌졸중과 관계가 있는 요인을 고려해 뇌졸중 위험을 산출했다. 그 결과 엄격한 채식주의자(비건)는 뇌졸중 위험이 일반인(非채식주의자)에 비해 약 20% 높았으며 심장질환 일종인 허혈성 심장질환(CHD) 위험은 22%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의학 저널(BMJ)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영국 의학 저널(BMJ)에 게재된 옥스퍼드대 연구팀 논문

또 페스코 베지테리언(우유, 달걀, 생선까지 먹는 채식주의자)은 뇌졸중 위험이 일반인과 같았으며 심장질환 위험은 비건보다 13% 낮았다.  

이번 논문의 대표 저자인 옥스포드 대학 보건학과 타미 통(Tammy Tong) 박사는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 질환 위험에 차이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와 일부 영양소 부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 박사는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소 부족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은 경우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번 보고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pxhe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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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뇌졸중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채식이 사망위험이 낮고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채식이 모든 질병의 위험을 낮춘다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했다. 

또 페스코 베지테리언의 뇌졸중 위험이 비(非)채식주의자와 같게 나온 것과 관련해 "생선에는 콜레스테롤과 비타민 B12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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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채식은 중요한 두뇌 영양소의 일종인 '콜린' 결핍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논문은 ‘BMJ 영양, 예방 및 건강’(BMJ Nutrition, Prevention and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 

콜린은 고기·달걀·유제품·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영양소로 특히 태아의 뇌 발달에 중요한 식이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임신 혹은 수유중인 여성의 콜린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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