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와의 전면전' 선언 직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정(司正)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범위를 협력사에 그치지 않고 그룹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7일 포스코에 선재를 납품하고 있는 협력사 코스틸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그동안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의혹을 규명하는 수준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어서 검찰의 칼끝이 포스코건설과 협력사에 머물지 않고 포스코그룹 몸통을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포스코의 협력사 코스틸은 지난 1977년 3월 설립됐으며 포스코로부터 선재를 구매해 가공제품을 만드는 철강회사다. 서울 동대문구에 본사가 있으며 포항, 음성, 광주 등지와 베트남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코스틸의 실제 오너 박재천 회장은 2001년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문경영인 김정빈씨가 코스틸 대표를 맡았으나 경영 실적 부진으로 올해 1월 박 회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 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달 박 회장은 한국철강협회 선재협의회 초대 회장으로도 선임됐다.
박 회장은 포항고등학교 출신으로 재경 포항고 동문회장을 지냈으며 전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포스코그룹이 코스틸과 중간재 공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대금이나 매출 관련 기록 등을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검찰 수사가 포스코그룹 차원의 비리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3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53) 포스코건설 전무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검찰은 최 전무의 구속 여부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일 구속된 컨설팅업체 I사 장모(64) 대표를 상대로도 비자금 조성의 윗선 개입 여부를 캐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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