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주식 7만6000주 사놓고 투자자 몰리자 2주만에 되팔아 22억 챙겨



-서울중앙지검, 비슷한 혐의 전문가 10여명 수사중



케이블채널 증권방송에 출연하는 투자전문가가 미리 주식을 사놓은 뒤 방송에서 그 주식의 매수를 적극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뒤 2주만에 되팔아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강남일 부장검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증권방송 전문가 전모(3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1년 10월4일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안랩 주식(옛 안철수연구소) 7만6000여주를 산 뒤 다음날 자신이 출연하는 모 케이블TV 증권방송에서 “수급이 강하고 테마성이 있는 종목이다”, “대선과 관련해 테마주로 부상했다”고 설명하며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매수를 권했다.



전씨는 또 다른 인터넷 증권방송에서도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안랩 주식매수를 추천했다. 이후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하자 같은해 10월 17~18일 주식을 전량매도해 23억12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해 1월까지 3개월동안 이런 방식으로 4개 종목을 선행매매해 36억9800여만원을 챙겼다.



전씨는 해당 증권방송 측이 “방송에서 추천할 종목을 자신이 절대 매매해서는 안 된다”고 주지시켰지만 이를 어기고 범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전씨는 대학 졸업 후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다 2009년부터 케이블TV 증권방송에 출연했다. 또한 주식투자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운영했으며, 유사투자자문업체인 J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검찰은 증권방송 전문가들이 이른바 ‘스캘핑(Scalping)'을 통해 부당이득을 얻는다는 첩보를 입수, 금융감독원 등과 수사공조를 통해 범행 사실을 적발했다.



‘스캘핑'은 인디언들이 적의 시체에서 가장 얇은 피부층인 머리가죽을 벗겨내 전리품으로 챙긴 것에서 유래한 말로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문업자가 미리 사둔 특정 주식에 대해 매수 추천을 낸 뒤 주가가 오르면 곧바로 팔아 차익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주식보유 시간을 2~3분으로 짧게해 하루에도 수십번 또는 수백번씩 매매하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행위를 말뜻하기도 한다.



검찰은 전씨와 같은 증권방송 출연자에게 돈을 주고 특정종목의 추천을 부탁한 뒤 주식을 팔아 6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90억원을 챙긴 전업투자자 A씨도 구속했다. A씨는 미리 사둔 주식의 추천을 부탁하면서 출연자에게 수고비를 뜻하는 ‘꽃값' 3억여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J씨 외에 비슷한 혐의가 있는 다른 케이블 방송국 관계자와 인터넷방송 진행자 등 10여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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