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소방청…故김범석 소방관 잊지말자

[데일리포스트=송협·김정은 기자]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故김범석 소방관, 지난 2015년 갑작스런 희귀병으로 사망한 김 소방관은 생전 위험천만한 현장을 누비며 구조활동을 펼쳐왔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건강하던 김 소방관, 어느날 갑자기 원인모를 병에 걸려 투명하다 31세 나이로 사망했지만 당시 국민안전처 산하 소방당국은 희귀병이라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故김범석 소방관 처럼? '공무상 순직'을 인정 받지 못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을 발의하고 나섰다. 여기에 42년만에 소방청까지 부활하면서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에 탄력이 예상된다.



특히 취임과 함께 소방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소화 분말을 뒤집어쓰고 나선 연예인들의 ‘소방관 GO 챌린지 캠페인’까지 소방공무원을 위한 국가직 전환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던 여론을 흔들고 있다.

◆文 대통령의 공무원 증원…발목 잡는 야3당

국민안전처 산하에서 42년만에 부활한 소방청이 새로운 출발의 돛을 높이 올렸다. 물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의 ‘철밥통 양산’ 명분에 가로막혀 당초 목표에서 미달된 수준에 머문 공무원 증원 정책, 하지만 그나마도 소방청의 부활은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실제로 지난 8일 조종묵 초대 소방청장은 취임식을 통해 “소방청 처우개선과 함께 안전사회 구현을 위한 각오와 부족한 소방력 확충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피력했다.



국민에게 있어 소방공무원은 그 존재 자체가 너무 크다 할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하고 응급환자 구조에 재난, 심지어는 주택 처마에 걸린 벌집 제거에 이르기까지 소방관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소방공무원들은 24시간 깨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민들의 목숨과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모습은 언제나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 5년차 소방관 급여 156만원…국회의원 1150만원

이처럼 국민들 속에서 목숨을 걸고 묵묵하게 피땀을 흘리고 있는 소방공무원들, 하지만 그 엄청난 노고에 반해 터무니없이 낮은 급여와 악조건의 처우 현실은 그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공개된 5년차 소방공무원의 실제 월급 명세서는 ‘박봉’의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로 5년차 소방관의 급여합계는 182만 8560원, 실수령액은 156만 9890원이다.



월 30~40만원의 초과 근무수당이 빠져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매일 위험에 노출된 소방관들의 업무에 비해 처우가 미흡하다 할 것이다.

‘철밥통 양산’ 운운하며 24시간 목숨 걸고 국민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공무원 증원에는 인색하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 그리고 국회 본회의에서 툭하면 졸고 있는 별 쓸모도 없어 보이는 국회의원들의 월급이 약 115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 너무도 다른 한·일 소방관 복지정책

그렇다면 일본의 소방공무원들의 처우는 어떨까? 몹시 궁금해졌다. 일본의 경우 소방청(消防?)은 일본 국가 소방업무를 통괄하기 위한 조직으로 총무성 산하에 있다. 소방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방직으로 구분되지만 처우나 복지는 한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돼 일본 사회에서 ‘대우’받는 직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일본 소방관의 연봉은 일반 공무원과 다른 체계를 따른다. 업무 위험성과 24시간 근무체계 등을 충분히 고려해 출발부터 일반 공무원보다 약 12%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보다 훨씬 높은 위험 작업 수당, 불쾌(불편)작업 수당, 비상재해 수당 등 다양한 특수 근무수당이 추가된다. 이를 합산하면 소방 공무원 전체 평균연봉은 700만 엔(한화7354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에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는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본 소방관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소방백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16만 3043명에 달한다. 근무형태는 2교대 혹은 3교대 시스템이지만 파트개념의 비상근 특별직 소방 공무원도 있어 연휴나 월차 등 한국보다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뿐만 아니다. 개호(간호)보상, 상해보상, 장애/순직시 별도 연금, 유족 보상금 등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지원책도 눈에 띈다. 여기에 대다수 소방서에서 숙소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고 결혼 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말로만 ‘존경’ 아닌 현실적 대안 마련 시급

한국 사회에서 소방관은 매년 존경받는 직업 1위로 손꼽힌다. 그만큼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 존재라는 방증이다.

반면 그 이면에는 소방관 평균 수명이 58.8세로 전 세계 최저 수준을 나타내면서 소방관 세명 중 한 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TSS)’에 시달리고 있다는 가슴 아픈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24시간 깨어있는 소방공무원들의 가슴 아픈 현실, 이제 우리도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 걸맞는 처우개선으로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헤아려야 하는 시점에 왔다. 너무나도 오래 걸린 이 당연한 처우개선.



화재 진압 후 시커멓게 그을린 진압복을 입고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워야 하는 후진국형 소방관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었으면 한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업무환경과 처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법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완전한 독립을 이룬 소방청이 앞으로 소방관들의 활동지원과 근무환경을 개선에 힘써 소방관의 무거운 짐을 다소나마 덜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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