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지난달 12일 영업정지 5개월만에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이 재개장했지만 주차장은 여전히 텅 비어 있어 롯데가 고민에 빠졌다.


17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총 2756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제2롯데월드 주차장의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하루 13시간의 영업시간 동안 910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재개장 이후 현재 하루 평균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은 600여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차 공간의 1.4%,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2대도 주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는 사전 주차 예약제와 주차 유료화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개장 당시 롯데는 주변 교통 혼잡을 우려한 서울시 의견에 따라 제2롯데월드에 사전 주차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에 고객들은 쇼핑몰을 방문하기 전 전화나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주차 예약을 우선 해야하고 10분당 1000원의 주차비를 지불해야 한다. ?3시간 초과 시에는 10분당 1500원의 주차비가 부과된다.


서울시내 타 백화점의 경우 쇼핑 금액에 따라 주차 요금 할인이 가능하지만 롯데월드몰의 경우 영화·수족관을 관람해도 요금 할인을 받지 못한다.


실제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한 편을 관람하고 식사까지 하게될 경우 4시간을 훌쩍 넘게 되는데 이같은 비용보다 주차요금이 훨씬 많이 나오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자가용을 타고 롯데월드몰을 방문한 직장인 최미란(29·가명)씨는 “사전 예약과 주차 비용을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사전 예약의 불편함은 물론, 실제 주차비를 내려니 부담이 너무 컸다”면서 “멀리서 차를 가지고 오는 방문객들은 주차 요금 때문에 오기가 더 꺼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차 예약제와 유료화는 인근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주차 요금 부담으로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불법 주차가 늘면서 주민들까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롯데월드몰 개장 이후 잠실역 공영주차장의 주차 요금을 5분당 150원에서 400원으로 인상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의 사전 주차 예약제와 주차 요금 전면 유료화, 잠실역 공영주차장의 주차 요금 인상으로 주변 ‘장미아파트’와 ‘잠실 주공5단지’ 등에 불법 주차하는 차량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방문 고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불편도 크게 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몰의 최초 승인 당시부터 잠실역 인근과 송파구 지역의 원활한 교통 편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 중인 만큼 이번 사안도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하루빨리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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