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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인공 조명에 의한 생태계 혼란이나 천체 관측 미치는 악영향인 '빛 공해(light pollution)'가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인공적인 빛의 양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됐지만, 인간이 늘려 놓은 빛의 종류 변화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영국 엑시터 대학 연구팀이 '야간 조명 기술의 종류 변화'에 대해 조사한 새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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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청색광(블루라이트) 중심의 LED 조명으로 이행되는 가운데 야간 LED 조명 사용에 대한 조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위성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가 아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우주비행사가 DSLR(디지털 일안 리플렉스)로 촬영한 지구 사진'을 이용한 분석을 수행했다. 빛 공해 조사에 사용되는 주요 위성 데이터는 빛의 스펙트럼에 대한 정보가 적고 가시광선 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청색광(380~450nm)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DSLR 촬영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2003년 이후에만 약 125만 장의 야간 사진이 촬영됐으며 이미 일부 국소적인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가 촬영한 사진을 사용해 '유럽 복합 야간 컬러맵'을 작성한 후 2012~2013년 기간과 2014~2020년 기간 동안 광원의 스펙트럼 특성을 분석했다. 아래 이미지는 2014~2020년 유럽의 야간 컬러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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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12~2013년 벨기에 및 주변국을 야간 촬영한 사진의 색상을 강조한 이미지다. 중앙에 보이는 벨기에는 저압 나트륨램프(Sodium-vapor lamp) 사용을 나타내는 주황색 빛이 강한 반면, 주변국은 고압 나트륨 램프의 밝은 빛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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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이미지는 다양한 유럽 도시의 야간 이미지를 나란히 비교한 것이다. 'A와 B(지브롤터)', 'G와 H(브뤼셀)'처럼 같은 도시가 가로로 배열돼 있고 왼쪽이 오래된 이미지, 오른쪽이 새로운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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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색상이 하얗게 변하며 빠르게 LED 조명이 보급된 것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영국·이탈리아·아일랜드 등에서는 LED 조명 이행으로 변화가 큰 반면, 오스트리아·독일·벨기에 등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고했다. 

LED 조명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운영 비용도 낮지만 연구팀은 LED 조명 보급에 따른 청색광 증가가 유럽 전역에 '본질적인 생물학적 영향'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연구는 청색광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기존 연구를 통해 청색광이 인간이나 동물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생성에 영향을 미쳐 수면을 악화시켜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시사됐으며, 박쥐 등의 야행성 동물 행동을 변화시켜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대런 에반스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이는 가로등이 곤충 개체수 감소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힌 자체 연구 결과와도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또 영국 자연보호단체 버그라이프(Buglife)의 데이비드 스미스는 "우리는 인간뿐만 아니라 더 넓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조명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조명의 질을 높이고 빛의 강도를 낮추면 경제적 비용을 낮추면서도 무척추동물에게 더 안전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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