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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생은 일상의 연속이지만, 그 일상은 전쟁 등 세계정세나 기술 발전에 따라 세대별로 크게 다르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최근에 태어난 아이는 60년 전 아이에 비해 평생 약 4배 많은 이상기후를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NGO 세이브더칠드런·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스위스 취리히공대 등 공동 연구팀은 연령대별 극한 기후 경험에 초점을 맞춰 기상 이변의 증가를 설명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파리협정에 따른 기온 상승을 전제로 한 6가지 이상 기상 예측 데이터와 세계 인구예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생에 걸친 이상기후의 횟수를 산정했다. 

그 결과, 2020년에 태어난 아이는 조부모 세대에 해당하는 1960년대생에 비해 이상기후 경험 횟수가 ▲산불 2배 ▲가뭄 2.6배 ▲흉작 2.8배, ▲홍수 2.8배 ▲폭염 6.8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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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에서는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가령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는 연장자에 비해 이상고온현상을 최대 18배 경험하며,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서부에 위치한 말리에서는 흉작 경험 횟수가 최대 10배가 될 수 있다. 

지역적 편차도 크다. 2016∼2020년에 유럽 및 중앙아시아에서 출생한 5300만명의 어린이는 이상기후를 한평생 4배 더 많이 경험하는 반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출생한 1억7200만명의 어린이는 5.7배에 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중저 소득국가 등에 사는 어린이들은 수인성 질병(waterborne disease)·기아·영양실조의 위험이 이미 매우 높고, 홍수와 태풍 등 기상 이변 피해를 입기 쉬운 가옥에 살고 있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 등 추후 발생할 재해와 기후 변화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 등은 배제됐다. 또 한 해에 동일한 기후 재해가 여러 번 발생해도 1회로 카운트한 '과소평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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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온실가스 감축 기준 등 현행 기후 변화 대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어린이에게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는 산업 혁명기부터 2100년까지 2.6~3.1도의 기온 상승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2.6~3.1도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낮추면 아이가 경험하는 이상기후의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중저 소득국가와 불우한 지역의 아이들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겠지만,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다른 지역 아이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캐나다의 이상고온현상, 호주의 산불, 유럽과 중국의 홍수, 아프가니스탄·마다가스카르·소말리아 등에 식량 위기를 초래하는 가뭄 등 안전한 장소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시급히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이들을 치명적인 미래로 인도하게 된다"며 보다 강력한 기후 변화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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