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람은 육체적인 통증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공감할 수 있다. 

최근 연구로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에는 관련성이 존재하며, 실제 통증을 완화하면 공감 통증도 동시에 감소된다는 것이 위약을 이용한 실험으로 밝혀졌다. 관련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인간은 본인이 통증을 느낄 때와 타인의 통증에 공감할 때 뇌의 같은 영역이 활동한다. 그러나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을 사용해 뇌 혈류 변화를 측정한 기존 연구에서는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의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이에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 연구팀은 진통제 위약을 이용한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NAS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 177명에게 전류가 흐르는 장치를 왼손에 장착시킨 후 세기를 달리한 전류를 여러 차례 내보냈다. 이후 본인이 느낀 육체적 아픔을 '1에서 7까지'로 평가하도록 하고, 육체적 아픔을 느끼고 있는 다른 참가자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아플 것 같은지 1에서 7까지 평가하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에게 "매우 효과적이고 비싼 승인받은 상용 진통제"라며 알약을 지급했다. 실제로 이 약은 모두 위약이다. 

첫 번째 실험은 참가자 중 기준을 충족한 10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0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 그룹에는 '6(상당히 아프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해당하는 세기의 전류를 내보내고 ▲B그룹은 '1(전류는 느끼지만 별다른 아픔이 없는 수준)' 수준의 전류를 내보냈다. 또 참가자에게 아픔을 느끼는 다른 참가자의 모습도 보여줬다. 

실험 결과, 자신이 전류를 느낄 때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목격한 경우 모두 위약을 투여하지 않은 때와 비교해, 통증을 처리하는 뇌 영역 활동이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진통제로 주어진 위약이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 모두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이어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처음에 지급한 위약을 다시 나눠준 후 ▲A그룹에는 진통제 중화제라고 말하고 또 다른 위약을 주고 ▲B그룹에는 실제로 진통제 작용을 중화하는 정품 약을 나눠줬다. 두 번째 실험 결과 역시 두 그룹 모두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 모두 위약 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 모두 진통제 위약 및 진통제 중화제에 동일한 변화가 나타난다. 실제 통증과 공감 통증은 뇌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통증을 처리하는 뇌 영역이 손상을 입거나 질환이 생긴 사람은 종종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고통을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