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구진, “침팬지, 박자 맞춰 춤춘다”
사람 이외의 영장류 최초..암컷보다 수컷 반응 강해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간뿐만 아니라 침팬지도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행동은 과거 연구에서 앵무새 등의 동물에서 확인된 바 있지만 사람 이외의 영장류에서 리듬을 타며 춤추는 행동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해당 논문을 발표했다. 

ⓒ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당초 침팬지 암컷을 대상으로 비트를 가르치는 실험을 실시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침팬지에게 비트를 가르칠 때 근처에 있던 다른 침팬지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후 7마리의 침팬지 그룹에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침팬지들이 춤으로 보이는 동작을 하며 음악에 반응했다. 침팬지들은 이전에 춤을 학습한 적이 없었으며 춤에 대한 보상도 없었다. 또 전체적으로 암컷보다 수컷이 이 같은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일본 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연구팀 제공
ⓒ 일본 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연구팀 

연구팀은 평상시 동작과 구분하기 위해 ‘춤의 정의’를 침팬지가 음악에 맞춰 몸 혹은 신체 일부를 3번 이상 반복해 움직이는 것으로 정했다. 침팬지는 음악에 맞춰 여러 움직임을 보였는데, 몸을 전후 혹은 좌우로 흔들거나 벽을 치고 발을 두드리고 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후 연구진은 특히 음악에 민감하게 반응한 ‘아키라(Akira)’라는 수컷 침팬지를 따로 격리해, 24일 동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며 관찰했다. 아키라는 리듬을 타며 다양한 동작을 했고 템포에 맞춰 속도도 조절했다. 또 음악이 나오는 장소에 머물다 음악이 꺼지면 다시침팬지 무리로 돌아갔다. 실제로 침팬지가 춤추는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암컷보다 수컷이 춤추는 경향이 강한 원인에 대해 “야생에서 수컷은 소리로 영토를 지키는 행동을 한다. 따라서 암컷보다 수컷이 소리를 통한 의사소통을 발달시켜 청각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의 하토리 유코(服部裕子) 연구원은 "음악에 맞춰 침팬지가 춤추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추후 연구를 통해 인간 춤의 진화도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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