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그리피스대, 동굴벽화 연구논문 '네이처'에 발표
신화적 반인반수 사냥꾼 등장...'고도의 예술 문화'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호주 그리피스대 공동연구팀/이하 동일)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호주 그리피스대 공동연구팀(이하 동일)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4만4000년 전 사냥 그림에 ‘반인반수의 사냥꾼’이 그려져 있다고 호주 그리피스 대학 연구팀이 새롭게 발표했다. 

호주 그리피스대 맥심 오버트(Maxime Aubert)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동쪽에 위치한 술라웨시섬의 석회암 동굴에서 사람과 동물이 모두 나오는 동굴 벽화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 네이처에 게제된 호주 그리피스대 연구팀 논문
ⓒ 네이처에 게제된 호주 그리피스대 연구팀 논문

사람과 동물 배치상 사냥 장면을 그린 사냥도가 확실하며, 검붉은 물감을 사용하고 화풍이 같다는 점에서 동물과 사람이 함께 그려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등장하는 기존 사냥도는 2만1000년~1만4000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 유럽 동굴 벽화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에 발견된 벽화는 인류 사상 가장 오래된 사냥도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술라웨시섬 동굴벽화의 발견으로 "술라웨시섬 고대인들이 유럽인보다 먼저 인간과 동물의 영적인 교감을 예술로 표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동굴벽화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길이 4.5m의 이 벽화는 2014년에 발견됐다. 호주그리피스대와 인도네시아 국립고고학센터와 마카사르문화유산국 합동 연구팀이 방사성 연대측정법의 일종인 우라늄-토륨법(uranium-thorium dating)으로 조사한 결과, “벽화는 적어도 구석기 시대인 4만 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고 지난해 11월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 이후 꾸준히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 네이처 논문에 인니 동굴벽화의 연대가  4만 년이 아닌 4만 39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과, 벽화에는 ▲몸통은 인간 ▲머리는 조류·파충류 ▲꼬리가 달린 ‘반인반수(half-human, half-animal figures)’가 그려져 있다는 견해를 새롭게 나타냈다. 

그리피스 대학이 공개한 새의 머리를 한 사람 벽화가 아래 이미지다. 

다음은 꼬리를 가진 사람 벽화다. 벽화 부분을 빨간색으로 채색해 알기 쉽게 표시했다. 

벽화 오른쪽에 뿔이 달린 들소가 보이고 반인반수 사냥꾼 6명이 창이나 밧줄을 들고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연구팀은 "(반인반수는) 현대 종교의 기반이 되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적 이야기를 생각해 내는 인류의 능력’을 제시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증거일지 모른다"고 밝혔다. 

맥심 오버트 교수는 "이 벽화에는 반인반수라는 구상미술(Figurative art) 뿐 아니라 마치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한 장면이 포함된다. 고도로 발달한 문화예술의 주요 구성요소가 무려 4만 4000년 전 술라웨시섬에 존재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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