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멕시코 국립 인류학 역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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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4천 년 전까지 존재했던 포유류로 유라시아 대륙·아프리카 대륙·남북 아메리카 등지에 널리 서식했다. 긴 코와 4m길이의 어금니가 특징인 매머드는 대형동물의 대표로서 고대 인류의 사냥 대상이기도 했다. 당시 동굴벽화에도 매머드 사냥 그림이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1만 5천 년 전에 만든 매머드 포획용 덫에서 800개가 넘는 매머드 뼈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멕시코 국립 인류학 역사연구소 발굴팀은 멕시코시티 도심에서 40km 북쪽에 위치한 툴테페크( Tultepec)에서 매머드를 사냥하기 위해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너비 25m·깊이 약 2m의 구덩이 형태 덫을 발견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멕시코 국립 인류학 역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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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2개의 덫에는 최소 14마리의 매머드 뼈 824여개가 거의 온전한 상태로 가득 차 있었다. 여기에는 8개의 두개골·5개의 턱뼈·100개의 척추 뼈·179개의 늑골 등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횃불 등을 든 고대인 20명~30명 정도가 무리지어 매머드를 쫓아 덫으로 유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머드 뼈와 사냥 덫이 나온 발굴현장은 올해 1월 쓰레기 매립지 건설 도중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발굴팀이 찾은 2개의 덫 이외에도 근처에 여러 개의 덫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여, 추가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매머드 뼈와 함께 낙타와 말 뼈 등도 발견됐다. 또 고대인들이 매머드 살을 발라내기 위해 매머드 갈비뼈를 이용한 흔적과 혀를 먹기 위해 매머드 머리를 거꾸로 한 흔적도 나왔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멕시코 국립 인류학 역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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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팀을 이끈 루이스 코르도바 바라다스(Luis Córdova Barradas) 박사는 매머드 두개골 하나에서 창으로 인해 생긴 상처가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는 사냥꾼이 매머드를 공격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었다. 매머드를 놀라게 해 습지 등으로 유도한 후 죽기를 기다렸다고 추정했다. 이번 발견은 고대인들이 직접 매머드를 공격했다는 증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연구팀은 "발견된 뼈에는 매머드 오른쪽 견갑골만 존재하고 왼쪽 견갑골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고대인들이 어떤 의식적 행위를 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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