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xhe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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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과학적 발견은 사람들의 의식 변화 속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상황이 되었을 때 비로소 인정받는다.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도 27년 전에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게재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인간의 세포가 변화하는 산소 가용성을 어떻게 감지하고 적응하는가'를 연구한 윌리엄 케일린(William Kaelin Jr.) 하버드대 교수, 그레그 서멘자(Gregg Semenza)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세 명이 공동수상했다.

(노벨위원회. 출처=연합뉴스DB)
(노벨위원회. 출처=연합뉴스DB)

그동안 산소의 세포에 대한 영향은 중요하게 다뤄져왔지만 세포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노벨위원회는 3명의 연구에 대해 "빈혈과 암 등 많은 질병과 싸우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당 논문은 27년 전인 1992년 과학저널 네이처가 게재를 거부한 바 있다. 1992년 8월 5일 당시 네이처 편집위원이었던 로리 하울렛(Rory Howlett)은 피터 랫클리프에게 "2명의 논문 심사자의 의견에 따라 논문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우리는 당신의 논문은 더 전문적인 잡지에 게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쓰여 있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피터 랫클리프는 “당시 2명의 논문 심사자들은 저산소증에 대한 유전 메커니즘 반응, 즉 연구 방향성을 이해하지 못해 게재를 거부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벨상 수상자의 논문이 거부된 경우는 이 외에도 존재한다. 힉스 입자 이론을 다룬 논문을 제출한 피터 힉스도 1964년 물리학회지에 논문이 거부된바 있지만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방사성 면역 측정법'을 개발한 로절린 얠로(Rosalyn Yallow)의 연구도 임상조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이 근거 부족을 이유로 게재를 거부했지만 197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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