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2. 정치 권력이 움직이는 ‘군중의 심리’
[저널리즘] #2. 정치 권력이 움직이는 ‘군중의 심리’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19.10.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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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군중은 자신들을 부추겨 주면 그게 오류라도 신처럼 받든다. 또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의 환상을 깨려 들면 누구든 희생의 제물이 된다.” (귀스타브 르봉 Gustave Le Bon)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항쟁이 연일 터져 나오던 1900년대 초반, 격랑의 시대를 겪으며 정치 권력과 그들이 움직이는 군중의 심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던 프랑스 출신의 유명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봉(Gustave Le Bon)’의 저서 ‘군중의 심리학’에 서술된 내용 중 일부다.

귀스타브 그가 집필한 ‘군중의 심리학’은 1895년 출간됐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특히 군중의 심리를 자극하는 권력자들의 필수서적인 이 책은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와 이탈리아 파시즘 총통이던 무솔리니와 같은 독재자들이 즐겨 읽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송협 선임기자]

군중을 움직이는 정치 권력자들의 필독서인 ‘군중의 심리학’을 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엇인가를 요구하며 떼를 지어 선전과 선동을 멈추지 않는 성난 군중의 특성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정치인들은 군중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에서 군중은 절대 지성과 이성, 그리고 논리적인 현상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내뱉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환상에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움직인다.

무엇보다 군중의 특성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사고하며 무엇인가를 맹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공통점이 있는데 귀스타브 그가 지적한 군중의 특성과 권력자들이 군중을 움직이는 방식은 100년이 지난 현재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집단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규합하면 그 군중은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집단의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조금이라도 빗나가더라도 결코 비판하려 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 기이한 현상은 군중 속 개인의 시각에서 비춰진 것들까지 왜곡하게 만든다. 이 기괴(奇怪)스런 현상은 내 자신은 분명히 사슴을 봤지만 다수의 군중이 “그건 사슴이 아닌 ‘말”이라고 입을 모으면 그 역시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던 사슴이 ’말‘로 바뀌는 끔찍한 군중심리에 도취된다.

’언변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나치의 상징 아돌프 히틀러, 그리고 이탈리아 파시즘 총통 무솔리니를 비롯해 혁명을 통해 러시아 제국을 붕괴시키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블라디미르 레닌과 일제 식민지를 끝내고 남북 정세의 혼탁함을 틈타 열변을 토하며 정권을 수립한 이승만 독재 역시 그 뛰어난 언변력과 군중의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에서 집권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귀스타브의 책 ’군중의 심리학‘이 세상에 나오고 100년이 지났다. 이제 세상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래했다.

하지만 현재 군중의 심리는 석탄 화력이 세상을 주도했던 10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지긋지긋한 갈등의 골은 100년 전 그 날과 변하지 않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권력자에 대한 맹신은 미래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군중은 자신이 원하는 정치인에 대한 맹신의 도를 넘어서 숭배하는 권력자에 대한 맹신에 누군가 흠집을 내려하면 사회를 송두리째 파괴하려는 경향을 가감없이 보이고 있다.

이 군중들은 이성적 사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반면 행동하는데는 민첩하다. 무엇보다 특정 ’편‘에 편중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행동이나 생각에 일체의 비판 또는 비평을 거부한다.

지난 국정농단이 정점에 올랐던 박근혜 정권 당시 촉발됐던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거센 민의(民意)에서 우리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정치 세력이 이끄는 군중의 심리가 얼마나 많은 힘을 보였었는지 말이다.

하지만 그 민의는 이제 이성을 잃고 광기 어린 눈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최근 ’조국 수호‘라는 새로운 ’민의‘에서 볼 수 있었다.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인한 특정 ’편‘들의 갈등은 결국 철저히 군중심리를 이용하는 소수의 정치집단이 자신을 맹신하는 다수의 지지를 받아 권력을 지탱할 수 있다는 빗나간 군중심리를 귀스타브는 오래 전 그의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라는 말이 있다. 한비자 내저설 상편에 기록된 이 말은 “근거 없는 말도 세 사람이 모이면 사실이 된다.”는 뜻으로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 자신을 맹신하는 군중의 심리를 고묘하게 이용하는 작금의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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