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탐욕 지적에 “저와 카카오 공동체 CEO들 실수” 변명 일색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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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저와 카카오 공동체 CEO들이 성장(카카오)에 취해서 주위를 돌아보는 것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10월 7일 국회 산자중기위 국감 중 카카오 김범수 의장)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를 아시나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청년들의 롤모델이며 선한 기업가로 칭송받던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현재에서 천민자본주의가 오버랩되는 것을 애써 외면할 수 없습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 국감의 백미(白眉)를 꼽으라면 단칸방 흙수저 출신으로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1위 부자로 등극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1998년 대표적인 브랜드 게임 ‘맞고’로 유명한 한게임 창업을 자양분 삼아 국내 SNS 패러다임을 바꾼 ‘카카오톡’ 개발과 국내 만년 2위 포털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며 명실상부 빅테크 공식을 써내며 수많은 청년 스타트업의 롤모델로 추앙받고 있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집중포화에 시달리며 ‘죄송’을 남발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지난 2월 자신이 보유한 재산 가운데 절반인 5조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삭막해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보이면서 화제가 됐던 ‘단칸방 흙수저 신화’ 김 의장이 7개월 만에 ‘모순의 민낯’의 표상이 돼 대다수 국민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비판의 표적으로 전락했습니다.

송협 선임기자
송협 선임기자

5조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발표 직후 김 의장의 미담(美談)으로 장식됐던 신문·방송은 물론 네이버와 김 의장 자신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카카오가 인수한 포털 ‘다음’ 온라인 뉴스 헤드라인까지 카카오와 지주사격인 케이큐브홀딩스, 그리고 김 의장을 비판하는 기사로 연일 도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어제까지 의인(義人)이 오늘은 모순(矛盾)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인정할 만큼 대한민국 플랫폼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 신화를 이뤄냈지만 실상은 막대한 이윤을 바탕으로 문어발 투자와 경영을 통해 김 의장 자신과 가족, 친인척의 몸집을 불리는데 악용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김 의장은 국회 금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까지 다양한 분야 상임위에서 국감을 두루 받고 있습니다.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를 앞세운 김 의장이 불법과 편법 행위가 의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김 의장은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규정 위반과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 두 자녀 취업, 취업한 두 자녀에게 각각 주식 6만 주(1인당 264억 원) 증여, 동생 김화영 전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의 14억 원 퇴직금 및 친인척 대상 1천억 원 규모 주식 증여, 자녀 채용 및 경영권 승계 의혹 등 그동안 사회 전반에서 비춰졌던 김 의장의 선한 경영의 모습과 다른 민낯을 우리는 현재 목도하고 있습니다.

‘맞고’를 시작으로 카카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다음을 비롯해 카카오의 자금이 투자된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 ‘업비트’에 이르기까지 국내 다양한 플랫폼 및 산업군 곳곳에 카카오 자금이 출자돼 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그치지 않는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카카오는 이제 서민들과 경쟁을 위한 골목상권 진입에도 나섰습니다. 카카오 택시는 물론 꽃 배달과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손톱관리, 미용실, 퀵서비스까지 김범수 의장의 탐욕은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지난 7월 블룸버그 통신은 억만장자 지수를 통계한 결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순 자산 134억 달러(한화 15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121억 달러(한화 13조 9000억 원)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1위 부자로 등극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야말로 창립 52년 반세기 역사의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꺾은 15년 역사의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혁신 경영의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돈’만 되면 투자는 물론 서민 상권까지 장악한다는 조금은 생소한 ‘혁신 경영’ 말입니다.

이번 국감을 통해 국내 언론에 비친 김범수 의장은 딱 한마디로 ‘면피’에만 급급한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약속만 토해낸 공수표 국감이라는 지적이 팽배합니다. 영혼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죄송’과 ‘개선’ ‘철회’만 앵무새와 같이 반복하는 것 말입니다.

여기에 가장 기자의 귀를 거스르게 한 대목을 꼽으라면 사실상 ‘총수’의 입에서 ‘죄송’ 남발에 이어 자신의 기업을 거대하게 키워내는데 영혼을 바친 계열사 CEO들에게 책임전가는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의 극치를 보였음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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