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핵실험 후폭풍...“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 오염”
냉전시대 핵실험 후폭풍...“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 오염”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05.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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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S Department of Energy)
(출처:US Department of Energy)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1950~60년대 냉전 시대, 미국과 구소련은 경쟁적으로 핵무기 개발 경쟁에 나섰고 세계 각지에서 무수히 많은 핵실험이 이루어졌다. 

위 사진은 1957년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핵 실험장에서 진행한 '플럼밥 작전'의 실험 모습이다. 5월부터 10월까지 총 29회에 걸쳐 폭발 실험을 진행, 1200마리의 살아있는 돼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 중국과학원 지구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 심해의 갑각류에 핵실험 잔존 물질인 고농도 방사성 탄소가 축적돼 있다고 발표했다.

약 60~70년 전 냉전시대 핵실험이 지금까지 해저 생태계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냉전시대 핵 실험,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  

냉전시대 반복된 핵실험 영향으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탄소-14(carbon-14)’가 마리아나 해구 해저에 서식하는 갑각류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새로운 논문은 미국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7년 태평양 마리아나 제도 동쪽에 위치한 마리아나 해구를 비롯해 주변 3개 해구 심해 생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수심 6-11km 해저에 사는 갑각류 일종 ‘단각류(Amphipoda)’를 조사한 결과 창자와 근육 조직에서 자연계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탄소-14가 검출됐다.

마리아나 해구 심해에 서식하는 갑각류 옆새우. 학명:Hirondellea gigas (출처: Daiju Azuma, CC BY 2.5)
마리아나 해구 심해에 서식하는 갑각류 옆새우. 학명:Hirondellea gigas (출처: Daiju Azuma, CC BY 2.5)

방사성 탄소-14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에너지 방사선으로 자연계 모든 생물에 존재하며 비율이 거의 일정하다. 하지만 생물이 죽으면 탄소 공급이 정지해 비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고고학과 지질학 분야에서는 화석과 지질 연대를 알아내기 위해 방사성 탄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구소련 양국이 반복적으로 진행한 핵폭발 실험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 중성자가 질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방사성 탄소가 2배로 급증했다. 핵 실험 중단으로 대기 중의 이른바 '폭탄 탄소'의 농도는 감소했지만 곧 해면으로 낙하해 해수면 근처 해양 생물에 심각한 영향을 준 것이다.

◆ 핵실험 잔존물질 바다 속 적체

중국 연구팀이 조사한 갑각류는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는데도 방사성 탄소 농도가 장내 소화 물질에 포함된 것보다 근육 쪽이 높았다.

핵폭발 충격파로 실험장 8km 지점에서 측정하던 해군 비행선이 추락한 모습 (출처:Wikimedia Commons)

바다는 순환하기 때문에 해수면에 떨어진 폭탄탄소가 심해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1000년 가까이 걸린다. 따라서 연구팀은 심해 갑각류가 해수면 근처에서 가라앉은 생물 시체를 지속적으로 먹어 체내에 축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갑각류는 해수면 근처에 서식하는 종은 수명이 2년 미만으로 짧고 몸길이도 평균 2cm 정도지만, 심해 종은 10년 이상 장수하거나 몸 크기도 9cm까지 자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식량이 부족하고 저온에 수압까지 높은 심해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장기간 저장해야하기 때문에 탄소-14 축적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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