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이슈는 이제 국경을 넘어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로 부상했다.

플라스틱은 모노머(단량체)를 중합한 반복 구조의 폴리머(중합체)다. 재활용하면 불순물이 남거나 폴리머 특성이 저하되고, 처리 비용도 발생해 대부분 방치되거나 소각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야말로 글로벌 ‘골칫거리’다. 올해 1월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 사건으로 국제적인 파장이 일었고, 최근에는 말레이시아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밀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대거 적발,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

최근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피터 R 크리스텐슨(Peter R. Christensen)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재활용이 쉬운 '차세대 플라스틱' 공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성과는 4월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y)'에 게재됐다.  

출처: 네이처 케미스트리
출처: 네이처 케미스트리

개발된 차세대 플라스틱은 디케톤(diketone)·아민(amine) 결합을 통해 중합한다. 이 폴리머는 광역 트리케톤(Triketone)과 방향족 아민(aromatic amine) 또는 지방족 아민(aliphatic amine)에서 생성되며 부산물은 ‘물’ 뿐이다.

차세대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위해 기존처럼 플라스틱을 고온에서 녹이는 대신 강산(strong acid)에서 용해해 모노머를 첨가물에서 회수한다. 이를 통해 모노머 성능은 유지한 채 같은 폴리머로 쉽게 재가공할 수 있다. 또 여러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도 이러한 특성 차이로 차세대 플라스틱만 강산에 녹여 회수할 수 있다. 

차세대 플라스틱을 강산에서 용해하는 실험 (출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
차세대 플라스틱을 강산에서 용해하는 실험 (출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

연구팀은 재활용한 모노머로 재생한 새로운 플라스틱의 물리적 특성을 실험한 결과 기능적으로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플라스틱을 일회용이 아닌 거의 무한한 수명을 가진 재료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용이성 측면에서 차세대 플라스틱의 보급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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