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호주 이어 미국서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

구글의 상업용 드론 배송 서비스 ‘윙(Wing)’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최근 세계적인 경영전략컨설팅 그룹(BCG)이 선정한 세계혁신기업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구글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드론 배송 상용화에 나설 전망이다.

구글은 이달 초 호주에서 드론을 이용한 상업용 배송 서비스 ‘윙(Wing)’의 사업 승인을 받은데 이어 미 FAA(연방항공국)에서도 허가를 받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윙은 구글이 2015년 설립한 지주회사 알파벳의 자회사 ‘윙 어비에이션(Wing Aviation)’으로 독립한 프로젝트다.

◆ 불과 몇 분 만에 드론이 커피·식사 등 하늘 길로 직접 배달

구글이 지난 6년간 개발에 공을 들인 배송 드론은 수직 이착륙과 수평 비행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소형 택배를 몇 분 안에 고객의 거주지에 배송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하늘에서 밧줄을 내려 정원이나 현관 앞 진입로 등에 짐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번 승인은 지역이 한정돼 있지만 미국 내 첫 승인인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구글은 몇 개월 내에 허가를 받은 미국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와 크리스찬스버그를 이동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며 점차 배송 지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윙은 버지니아 공대와 여러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배송 실험을 실시해왔다. 그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번 승인을 계기로 상업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게 된 것.

제임스 라이언 버지스(James Ryan Burgess) 윙 최고경영자(CEO)는 "FAA 승인은 드론 배송이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윙은 안전하고 빠른 저렴한 운송 수단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윙은 120m 높이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120km로 알려졌다. 앞서 승인을 받은 호주에서는 지금까지 7만 회 이상의 비행과 3000건 이상의 배송을 실시했다.

배송 물품은 주로 뜨거운 커피와 식사, 약국 상품 등이다. 실험을 통해 드론 배송이 자동차에 비해 보행자에게 위험이 적다는 데이터를 확보, 이번 인증 획득으로 이어졌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앞으로 지역주민과 기업 설문조사 등을 통해 어떤 상품이 드론 배송에 적합한지를 조사하는 한편 개인정보 침해 우려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 새로운 배송 수단으로 부상한 드론....개발 경쟁 격화될 듯

드론 배송은 글로벌 IT공룡들이 주목하는 분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유통강자 아마존은 드론 기반의 상품 배송 프로젝트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전개하며 미국과 영국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아마존에 앞서 획득한 인증은 구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도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드론 배송은 인구 밀집지역의 상업비행이 금지된 상태로 첫 승인을 받은 구글 역시 버지니아 남서부 블랙스버그로 서비스 지역이 한정돼 있는 상태다. 대규모 서비스 운영에 따른 안전성 및 소음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현지 언론들은 “인증 획득이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한 것은 아니며 광범위한 규제를 고려할 때 2021년 이후에나 미국 전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FAA 승인 획득을 계기로 아마존 등 드론 배송 준비 업체들의 사업 승인도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포문을 연 드론 배송 시장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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